2년차 윤영철은 반등에 성공할까?
KIA 타이거즈는 지난 주말 마운드에서 악재를 만났다. 팔꿈치 부상을 딛고 복귀한 이의리가 1경기만 던지고 시즌을 조기마감했다. 실전등판 이후에도 팔에 뻐근함이 이어지자 재검진을 받았다. 재활을 하면서 볼을 던질 수도 있지만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도 함께였다. 구단과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이의리까지 논의했고 결국 수술을 택했다.
이범호 감독은 2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를 앞두고 "마음이 아프다. 수술을 하면 1년 정도 걸려 재활을 하면서 던지려는 의욕이 강했다. 그 마음을 안다. 결정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던지게 하면 선수에게 미래가 없다. 구단과 현장, 선수가 판단을 내렸다. 본인과 팀의 미래를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의리의 이탈은 팀에게는 분명 아픈 대목이다. 두 달 가깝게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복귀해서 로테이션을 수행하면 마운드에 큰 도움이 된다. 2년 연속 10승을 따낸 특급 좌완이다. 최고 153km짜리 볼을 뿌린다. 직구의 위력은 KBO 투수 가운데 가장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이후 7년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는 투수였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 승부와 가을 우승경쟁에서 필요한 투수였다.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이다. 수술을 하면 최소 1년은 돌아오지 못한다. 내년 여름에나 이의리의 투구를 볼 수 있다. 아니면 아예 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대할 수도 있다.
이의리의 빈자리는 누군가가 메울 수 있다. 일단 4일 롯데와의 광주경기에 임기영이 대신 나선다. 이후는 새로운 외국인투수 캠 알드레드가 그 자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의리의 대체선발이었던 황동하가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다. 알드레드가 가세하면 선발진의 숫자는 그대로 5명을 가동할 수 있다. 임기영이 롱맨으로 부족한 이닝을 채워줄 것으로 보인다.
이의리의 부상 이탈 뿐만 아니다. 기존 선발진에 미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2년차 윤영철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2일 KT와의 경기에서 3회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했다. 1회 3점 홈런을 맞았고 2회 추가실점을 했다. 3회 2루타 2개와 볼넷을 내주자 결국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나흘간격 등판의 부담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앞선 5월28일 창원 NC전도 5이닝을 소화했지만 7안타 4볼넷을 내주고 5실점했다. 7안타 가운데 3개가 홈런이었다. 2경기 연속 주춤했다. 올해 11경기에서 53⅔이닝을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는 2회 작성했다. 피안타율 2할7푼9리, WHIP 1.62에 이른다. 평균자책점도 5.20으로 높아졌다. 작년에는 피안타율 2할6푼3리, WHIP 1.40, 평균자책점 4.04였다.
분명히 작년보다 수치들이 악화됐다. 비시즌 기간중에 시애틀 드라이브라인을 찾아 스피드업을 했고 새로운 구종 커터도 추가했지만 수치가 개선되지 않았다. 정교한 제구를 갖춰 올해 도입한 ABS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9이닝 당 볼넷이 2023시즌 3.52개에서 4.86개로 늘어났다.
평균 5이닝을 소화해 입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다만 윤영철이 작년을 뛰어넘는 든든함을 보여주어야 우승 경쟁도 가능할 수 있다. 아마도 팀내 전력분석팀에서 이유를 분석하고 해법도 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 가세한 알드레드의 구위는 지대한 관심거리이지만 윤영철이 웃음을 되찾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