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14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프로 원년 대전이 연고지였던 OB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경문 감독은 40년 만에 대전으로 복귀하게 됐다.
한화는 2일 대구 삼성전이 끝나고 김경문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규모는 3년간 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액 20억원이다. 한화 구단은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김경문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해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달 27일 최원호 전 감독이 자진 사퇴로 물러났고, 박찬혁 대표이사도 동반 사퇴했다. 한화그룹에서 감독 후보를 리스트업해 신임 감독을 결정했다. 박종태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취임했고, 김경문 감독 선임이 2일 발표됐다.
한화 구단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김경문 감독은 “한화 이글스의 감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다. 한화 이글스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발표 이후 전화 통화를 통해 좀 더 긴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에서 어떤 야구를 보여줄지 묻자, “지금 한화 팬들께서 한 경기 한 경기 최고의 응원을 해주신다. 그 팬들한테 한화 야구도 조금 더 짜임새 있는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성적이 밑에 있는데도 진짜 너무나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진짜 좋은 결과로 보답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1999년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가을야구는 2018년이 유일했다. 한화는 최근 5년간 9위-10위-10위-10위-9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한화 팬들의 야구 사랑은 매년 뜨겁다. 올 시즌 한화는 KBO 역사상 처음으로 17경기 연속 홈 경기 매진(1만 2000명) 신기록을 달성했다. 3일 현재 홈경기 28경기 가운데 21경기가 매진됐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 팬들께서 성적에 관계없이 너무나 최고의 응원을 보내주시고 있다. 타팀에서, 또 바깥에서 야인으로 있으면서도 부럽더라. 1982년 OB 소속으로 대전에서 뛰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대전에서 시합을 했고, 그런 추억도 있다. 한화 팬들께서 응원을 최상으로, 최강으로 해 주시니까 팀을 잘 꾸려서 꼭 정상에서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 1982년 OB 베어스(현 두산)에 입단해 1991년 은퇴했다. OB(현 두산)는 1984년까지 대전을 연고지로 하다가 서울로 옮겼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OB는 대전 충청 지역을 연고지로 세 시즌을 치르고 1985년부터 MBC(현 LG)와 서울 연고지를 함께 사용하기로 결정됐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 (5할에서) -8이 됐다. 경기 차가 많이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발들이 좋기에 얼마든지 연승을 할 수 있다고 본다. 5할만 맞추면 포스트시즌 찬스는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며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한화가 우승할 수 있는 좋은 선발들이 있다. 선발 쪽에 좋은 투수들이 많이 있으니까, 나머지 부분을 시즌 마치고 좀 더 보완해서 내년에는 정상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2004~2011년 두산, 2011~2018년 NC에서 15년간 팀을 이끈 베테랑 감독이다. 1군 14시즌 통산 1700경기에서 896승 774패 30무(승률 .537)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10회, 한국시리즈 진출 4회로 성과를 냈다.
두산에서 8시즌 동안 6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그 중 3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NC에서는 1군에 진입한 2013년부터 2018년 중반까지 6시즌 중 정규시즌 준우승 2회 등 총 4차례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40년 만에 대전으로, 감독으로 돌아온 김경문 감독이 한화팬들에게 가을야구와 우승을 선사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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