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거절한 게 악수였다. 스플릿 계약으로 뉴욕 메츠를 택한 최지만(33)의 모험은 결국 방출로 끝났다.
뉴욕 메츠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최지만을 방출했다. ‘MLB.com’ 메츠 담당 앤서니 디코모 기자는 ‘메츠가 트리플A 시라큐스에서 뛰던 최지만을 방출했다고 발표했다. 최지만의 계약서는 6월1일(현지시간) 옵트 아웃 조항이 있었다’고 전했다.
최지만은 지난 2월17일 메츠와 스플릿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승격시 퍼포먼스 보너스까지 최대 350만 달러 받는 조건으로 3차례 옵트 아웃을 포함했다. 개막 5일 전, 5월2일, 6월2일 FA가 되는 옵트 아웃으로 콜업이 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 안전 장치를 걸었다.
당시 최지만 측에선 메츠를 비롯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워싱턴 내셔널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총 6개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 중에선 샌디에이고와 1년 100만 달러에 재계약한 주릭슨 프로파와 비슷한 수준의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지만 측에선 ‘선수에게 가장 적극적이고, 향후 메이저리그 플레잉 타임을 고려해 뉴욕 메츠와 계약했다. 현재 건강하고, 스프링캠프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메츠를 택한 배경을 밝혔다.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 시절 최지만과 함께했던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 밀워키 브루어스 때 자신을 영입한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야구운영사장 등 익숙한 사람들이 있는 것도 메츠를 택한 이유로 보였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최지만은 16경기 타율 1할8푼9리(37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642로 부진했다. 개막 로스터 백업 자리를 두고 DJ 스튜어트와 경쟁했지만 밀렸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베테랑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가 1년 1200만 달러에 메츠와 FA 계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개막 전 옵트 아웃을 행사하지 않고 메츠 산하 트리플A 시라큐스에서 시즌을 맞이한 최지만은 그러나 4월24일 콜롬버스 클리퍼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전을 끝으로 오른쪽 갈비뼈 타박상을 입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4월까지 성적도 12경기 타율 1할8푼9리(37타수 7안타) 2홈런 6타점 OPS .697로 좋지 않았고, 5월2일 두 번째 옵트 아웃 행사 기회도 그냥 보냈다.
지난달 15일 부상 복귀 후에도 반등은 없었다. 11경기 타율 1할8푼9리(37타수 7안타) 2홈런 6타점 OPS .673으로 부상 전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을 냈고, 메츠의 1루와 지명타자 자리는 견고했다. 홈런왕 출신 1루수 피트 알론소, 지명타자 마르티네스가 준수한 활약을 하고 있는 가운데 백업 자원인 스튜어트도 45경기에서 타율은 1할8푼8리(96타수 18안타)로 낮지만 4홈런 16타점 OPS .707로 장타력과 전체적인 생산력은 나쁘지 않다.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는지 최지만은 3번째 마지막 옵트 아웃을 지나치지 않고 행사했다. 1일 트리플A 버팔로 바이슨스(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전에서 5회 솔로 홈런을 터뜨렸만 메츠와 작별하면서 마지막 경기가 됐다. FA로 풀린 최지만은 다시 새로운 팀을 알아봐야 한다.
트리플A 시즌 성적은 26경기 타율 1할9푼(84타수 16안타) 4홈런 12타점 17볼넷 29삼진 출루율 .317 장타율 .357 OPS .674.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부상 탓에 성적이 떨어졌고, 트리플A에서도 눈에 확 띄는 성적이 아니라 빅리그 계약을 따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도 ‘최지만이 시라큐스에서 어중간한 성적을 냈기 때문에 당장 메이저리그 계약을 할 가능성은 낮다. 최지만 측에선 아마 1루수로서 출장 시간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는 구단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모색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지난겨울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거절한 게 아쉽게 됐다. 이대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면 30대 중반이 되는 나이로 인해 시장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커리어에 있어 중대 기로에 선 시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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