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겨우 8연패를 마감했다. 베테랑 박건우(34)의 투혼이 연패의 끝을 알렸다.
NC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두며 길고 길었던 8연패를 마감했다.
2회 데이비슨의 선제 솔로포가 있었지만 5회 고승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1-2로 끌려갔고 8회초를 맞이했다.
기회가 찾아왔고 행운까지 따랐다. 선두타자 권희동의 좌전안타, 그리고 롯데 마운드의 필승조 전미르의 견제 실책이 무사 2루 기회로 이어졌다. 그리고 타석의 박건우가 우선상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면서 2-2 동점에 성공했다.
이후 대주자 한석현으로 교체됐다. 이후 데이비슨의 우익수 뜬공, 손아섭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2로 역전했다. 그리고 9회 한석현의 밀어내기 볼넷까지 더해 4-2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동점타를 때려낸 박건우는 사실 경기를 치르기 힘든 상황이었다. 전날 오른발 엄지 발톱이 빠지면서 제대로 뛰기 힘들었다. 이날 지명타자로 나선 이유도 이 때문. 앞서 3타석을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고통을 참고 절뚝 거리면서도 2루까지 향했다. 1루 코치가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박건우의 투혼이 동점과 역전까지 이어진 셈이었다.
경기 후 박건우는 후련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어제 발톱이 빠져서 병원을 갔다 왔다. 어떻게든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밑에 어린 선수들도 편했을 것이다. 중심 타자로서 해결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안 좋은 마음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지만 박건우는 피하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도 걱정을 하셨다. 손톱에 상처만 나도 아픈 데 발톱이 빠졌으니 어떻게 뛰겠냐고 했다. 다른 선수들이 나가서 잘 하면 좋겠지만, 뭔가 미루고 피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었다”라며 “3번째 타석 까지 못 쳤을 때 ‘빼줄 때 빠질 걸’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마지막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두산, NC 등 전형적인 강팀에 있었기에 8연패는 처음이라는 박건우다. 그는 “너무 힘들었다. 8연패가 야구하면서 처음이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버스에서 다들 한 마디도 안하고 아침에 출근해도 힘들었다. 패해도 여파가 더 컸다”라면서 “8연패를 했으니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2루에서 ‘오늘은 이겼다’라는 의미로 미소를 지었다”라고 밝혔다.
강인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도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들 모두 힘드셨다. 감독님께서도 미팅에서 ‘책임은 우리가 질테니 선수들은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힘든 5월이 지나갔으니 더 좋은 6월이 올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감독님 코치님이 무슨 죄인가.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죄송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승리를 계기로 6월에는 더 좋은 일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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