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 나스르)가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알 나스르는 1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킹스컵(사우디아라비아 국왕컵)에서 알 힐랄을 상대로 승부차기 혈투 끝에 패배했다. 알 나스르는 알 힐랄과 1-1 무승부로 연장전에 돌입, 승부차기까지 나섰지만, 4-5로 패배했다.
이로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번 시즌은 무관으로 끝났다. 알 나스르(승점 82점)는 리그에서도 알 힐랄(승점 96점)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고 이번 컵 대회에서도 패배하면서 리그 우승과 컵 우승 모두 알 힐랄에 내줬다.
이 경기 호날두는 120분 풀타임을 소화한 뒤 승부차기 키커로도 직접 나섰다. 12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호날두는 총 5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71%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상대 박스 내에서만 10번의 볼터치를 기록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드리블 성공도 2회 기록했지만, 골이 없었다.
이 경기 알 힐랄은 빠르게 앞서 나갔다. 전반 7분 만에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골을 넣으면서 기세를 가져갔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알 나스르는 후반 43분 아이만 아메드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거친 경기였다. 후반 11분엔 알 나스르의 수문장 다비드 오스피나가 퇴장당했고 후반 42분과 45분엔 알 힐랄 쪽에서 알리 알 불라이히, 칼리두 쿨리발리가 연달아 퇴장당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맞이한 승부차기, 알 나스르의 1번 키커로 나선 알렉스 텔레스의 슈팅이 골문을 넘어가면서 알 힐랄이 기세를 굳혔다. 이후 알 나스르는 한 선수도 실축하지 않았지만, 알 힐랄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호날두는 경기 종료 후 쓰러져 눈물을 쏟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경기 종료 후 "팀 동료들과 코칭 스태프가 그를 위로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호날두는 결국 경기장을 나갔지만, 준우승 메달을 받기 전까지 사이드라인에 앉아 계속 감정에 휩싸였다"라며 호날두의 이후 행동에 대해 설명했다.
호날두가 더욱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던 것은 그가 개인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도 이번 시즌을 무관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알나스르는 알힐랄에 밀려 리그 2위에 올랐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리그 31경기에서 35골을 몰아치며 사우디 리그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고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도 6골을 넣었다. 공식전 45경기 44골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다시 썼지만, 트로피는 하나도 없는 호날두다.
호날두와 반대로 이번 시즌 부상으로 단 5경기 출전에 그친 알 힐랄의 스타 네이마르는 시상식에 함께해 트로피에 입을 맟주며 분위기를 즐겼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