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의 평소 걸음걸이가 사고 직전 비틀대던 모습과는 다르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김호중 측은 사고 직전 걸음걸이에 대해 "평소와 비슷하다"라고 주장했으나 국과수 감정에서는 상이한 결과가 나온 것.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국과수로부터 김호중의 사고 직전 걸음걸이와 평상시 걸음걸이가 다르다는 법보행분석 감정 결과를 받아 검찰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호중이 사고 직전 비틀거리던 영상을 확보하고 이를 음주 증거로 내세운 바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음주운전·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해 김호중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8시께 김호중은 다소 초췌해진 모습으로 평소 좋지 않다는 다리를 절뚝이며 계단을 한 칸씩 내려왔다.
그는 사고 당시 만취 아니었다는 입장이 여전한지 여부와 송치 앞두고 할 말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 끝나고 말씀드리겠다"라고만 대답한 뒤 호송차에 올라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또한 다리를 절뚝이는 이유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호중의 걸음걸이는 이번 수사에서 음주 여부를 가리는 핵심 증거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바. 때문에 경찰은 김호중이 사고 직전 비틀거리며 차에 타는 CCTV 영상을 확보하고 구속영장에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포함시켰다.
그러나 김호중 측은 평소 걸음걸이와 비슷하다며 경찰의 주장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김호중이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병원을 찾은 모습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김호중은 의사를 만나 "왼쪽 발목이 늘 안 좋았다. 발목 통증 때문에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 초등학교 때로 기억하는데 어릴 적 운동하다가 심하게 접질렸다. 당시 반깁스를 한 달 안 되게 했던 것 같다..그 이후 발목 통증이 고질병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 발목이 늘어난 인대와 뼈가 자라 튀어나와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고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는 의사 말을 들었던 바다.
그러나 경찰은 김호중의 의료 기록을 확인한 결과 김호중 측 해명이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음주운전하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고 3시간 뒤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대신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운전을 했다며 허위 자수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궁지에 몰린 김호중은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소속사(생각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음주 의혹은 부인하던 김호중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사고 열흘 만인 지난 달 19일에야 뒤늦게 음주 사실을 실토했고 24일 구속됐다.
/nyc@osen.co.kr
[사진] OSEN DB,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