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을 위한 희망을 이야기한 직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뒷통수가 얼얼할 번리다.
영국 'BBC'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뱅상 콤파니(38)는 벌써 바이에른 뮌헨을 집처럼 느낀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뱅상 콤파니 감독과 2027년 6월 30일까지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다음 시즌 김민재는 레전드 수비수 콤파니의 지도를 받게 됐다.
뮌헨의 '감독찾기'는 난항이었다. 이미 지난 2월 투헬 감독과 결별이 정해졌지만, 좀처럼 다음 사령탑을 구하지 못했다. 사비 알론소, 율리안 나겔스만, 랄프 랑닉, 한지 플릭,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등 여러 감독을 노렸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투헬 감독에게 잔류를 요청하기까지 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했다.
뮌헨의 선택은 콤파니였다.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활약했던 콤파니는 지도자로도 재능을 뽐냈다. 그는 2022-2023시즌 번리를 이끌고 챔피언십(2부 리그) 우승을 일궈냈고, 1년 동안 '이달의 감독상'도 4번이나 수상했다.
패기로운 콤파니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챔피언십 보여줬던 적극적인 압박과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했지만, 한계에 다다랐다. 프리미어리그의 벽은 높았고 번리는 승점 24(5승 9무 24패) 19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한 시즌 만에 강등되고 말았다.
번리의 뜻은 명확했다.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콤파니 감독을 끝까지 믿으면서 팀의 기본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강등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수동적인 수비 축구'에서 벗어나자는게 그들의 의도였다.
번리의 변화 선언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은 콤파니 감독에게 접근했고 끝내 콤파니를 사령탑에 앉혔다. 프리미어리그 강등팀 감독이 '독일 1강' 뮌헨 사령탑에 부임하는, 좀처럼 믿기 힘든 일이 현실에서 이뤄졌다.
하루 아침에 감독을 빼앗긴 번리엔 비상이 걸렸다. 구단의 장기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멤버였던 콤파니가 없어진 것. 번리는 구단 성명을 통해 "콤파니 감독의 이탈 후 우린 감독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며 공식 입장을 냈다.
번리는 "정식 감독 부임 전까진 마이크 잭슨의 도움을 받아 크레이그 벨라미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적절한 시기가 된다면 감독 선임에 대해 다시 공지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콤파니 감독은 번리의 강등을 막아내지 못한 뒤 팬들에게 "함께 뭉치자. 좋은 날은 다시 올 것이다"라고 말하며 희망과 구단의 발전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제 마이크를 잡았던 콤파니는 없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구단 관계자와 팬들은 모두 당황했다고 한다. BBC는 "아무도 콤파니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그를 향한 번리 팬들의 섭섭한 감정도 이해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콤파니는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연락받고 24시간도 되지 않아 번리의 프로잭트를 내팽개쳤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령탑을 잃은 번리는 차기 감독으로 프랭크 램파드를 원하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31일 "번리는 콤파니의 후임 감독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벨라미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램파드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에버튼에서 1년도 되지 않아 경질된 램파드는 현재 유력한 후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