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이적생’ 오재일(38)이 KT 위즈 합류 이틀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야구 KT 이강철 감독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9차전을 앞두고 오재일의 선발 출전 소식을 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오재일은 지난 28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친 뒤 박병호와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한 KT 위즈 이적 소식을 접했다. 그날 경기에서 대타 홈런을 치며 삼성 홈팬들을 열광시켰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박진만 감독의 칭찬도, 삼성 팬들의 응원도 아닌 KT 유니폼이었다.
트레이드는 거듭된 부진으로 입지가 좁아진 박병호가 지난 주말 KT 구단에 방출을 요청한 게 발단이었다. 박병호는 25일 수원 키움전 4-2로 앞선 8회말 1사 2루 찬스에서 조용호의 대타로 등장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구단에 면담을 신청했고, 그 자리에서 웨이버 공시 등을 통한 방출을 요청했다. 적은 출전 시간과 좁아진 입지를 이유로 다른 팀을 찾아 나서겠다는 의도였다.
KT는 다방면으로 박병호의 거취를 논의하다가 몇몇 구단과 트레이드를 시도했고, 삼성 측에서 오재일 카드를 제시하며 38살 베테랑 선수들간의 빅딜이 성사됐다.
오재일은 지난 29일 KT 합류와 함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잠실 두산전 8회초 대타로 출전해 두산 최지강 상대 루킹 삼진을 당하며 팀 분위기를 익혔다.
30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이 감독은 "장성우가 조금 좋지 않아서 강백호가 포수, 문상철이 지명타자, 오재일이 1루수를 맡는다"라며 "오늘 보니까 오재일 연습타구가 장난이 아니더라. 잠실이 좁게 느껴질 정도다. 타격폼을 바꿨다고 하는데 우리 팀에서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새 식구의 활약을 기원했다. 전날 대구에서 홈런을 치며 화끈한 이적 신고식을 한 박병호처럼 오재일 역시 KT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 선발 곽빈을 만나는 KT는 오재일의 가세로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천성호(2루수)-강백호(포수)-문상철(지명타자)-오재일(1루수)-황재균(3루수)-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김민혁(좌익수) 순의 선발 명단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우완 영건 한차현이다.
1군 엔트리는 전날 선발 등판해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루키 원상현이 말소됐고, 외야 거포 유망주 안현민이 등록됐다. 이 감독은 "원상현의 어제 투구를 보니 공도 많이 빠지고, 직구 구속도 141~142km밖에 안 나오더라. 투수가 너무 없어서 어제 한 번 더 본 건데 역시나였다. 체력이 떨어진 거 같아 시간을 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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