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실 것이다.”
기다림의 시간은 끝나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선수 윌 크로우(30)에 대한 결단을 준비하고 있다. 기다림은 끝나고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현재 고민은 외국인 선수 한 명이 없다는 것. 크로우는 8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3.57의 성적으로 현역 빅리거의 위용을 드러냈다. 하지만 빅리거 시절부터 어깨 부상 이력과 선발보다 최근에는 불펜 투수로 더 많이 활약했다는 게 물음표의 이유였다.
결국 5월 초, 등판을 준비하는 불펜피칭 과정에서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고 1차 검진, 그리고 교차검진 끝에 우측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손상 진단을 받았다. 다만 회복 소견을 듣는 과정에서 주사 치료와 수술 치료 등 의견이 엇갈리면서 미국 주치의에게 최종 소견을 듣고 구단도 결정을 하기로 결정했다. 크로우는 지난 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14일 오후 미국으로 떠났다.
당장 크로우의 검진 결과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KIA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8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이범호 감독은 외국인 투수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잘 준비하고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보다는 프런트나 단장님이 더 바쁘시지 않겠나. 잘 준비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언제 돌아온다, 날짜를 언제까지 맞춰서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현장은 더 복잡해진다”라면서 “그런 거 생각하지 않고 지금은 이의리가 임기영이 올라와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당장은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이의리, 내복사근 부상에서 복귀한 임기영, 그리고 대체 선발로 나서서 기회를 거머쥔 황동하 등이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양상이 장기화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외국인 투수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결국 언젠가는 이 자리를 채워야 한다.
다만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올해는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됐다.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는 소속 외국인 선수가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한 경우 대체 선수로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다. 부상 선수는 재활 선수 명단에 등록하고 대체 선수를 활용해서 당장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 부상 선수가 복귀하면 대체 선수를 활용한 것은 외국인 선수 교체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최소 6주라는 기간은 대체 선수를 활용해야 하고 기존 선수는 그 이후에 복귀할 수 있다. 만약 대체 외국인 선수를 활용하려면 기존 선수를 교체하거나 웨이버를 통해 계약 해지를 해야 한다. 대체 외국인 선수 고용 비용은 기존 교체 외국인 선수와 동일하게 1개월 당 10만 달러다.
SSG 랜더스는 좌완 요에니스 엘리아스의 내복사근 부상으로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일본 독립리그 출신 시라카와 게이쇼를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바 있다.
KIA는 당장 순위 싸움을 펼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크로우가 갖고 있던 존재감과 위상에 걸맞는 투수가 필요하다. 또한 내측 측부인대 부상이 쉽게 치유되는 부상도 아니다.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남은 시즌 내내 팔꿈치 부상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한다. 일시 대체 선수의 경우 신분의 불완전성 때문에 기존 선수급 위상을 가진 선수를 영입하는 게 쉽지 않다. 도박수의 확률이 더 높다. KIA는 완전 교체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다시 오는 그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그는 “지금 잘 버티고 좋은 외국인 투수가 들어오면 투수진 중간 뎁스가 강해진다. 그러다 보면 5월의 멈춰있는 시간이 6~7월이 되면 더 좋은 시간으로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단에서 잘 준비하고 굉장히 많이 신경 쓰고 계실 것”이라고 강조하며 후일을 기대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