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해달라고 말한 녹취를 경찰이 확보, 형량이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지난 28일 TV CHOSUN ‘뉴스9’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김호중 대신 허위로 자수했던 매니저의 휴대전화에서 사고 직후 김호중과 나눈 통화 녹취를 확보했다.
보도에 따르면 녹취에는 김호중이 사고 직후 ‘술을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를 해달라’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혐의를 기존보다 형량이 무거운 범인도피교사로 변경하는 걸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김호중의 녹취 확보가 가능했던 건 매니저의 휴대전화에 자동녹음 기능이 깔려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4일 구속된 후 유치장에 있던 김호중은 그의 음주 정황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 중 하나로 경찰이 압수한 휴대전화 3대 비밀번호를 일부만 제공,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한 뒤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라고.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자신이 몰던 차로 반대편 도로에 멈춰 있는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김호중은 음주운전 및 막내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부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매니저는 거절했지만 다른 매니저가 대신 자수했다가 17시간 뒤 김호중이 결국 자신이 운전했음을 시인한 상황이다.
경찰은 김호중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호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한 운전자 바꿔치기를 지시했다고 밝힌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사건 은폐에 가담한 본부장 전 모 씨도 구속됐다.
지난 27일에는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김호중에 대한 폴리그래프(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굳이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 (김호중) 자백이 유일한 증거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나 관련자 진술로 볼 때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고 적용했다”고 밝혔다. 음주운전은 징역 5년 이하의 실형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위험운전치상죄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처럼 김호중이 사회적으로 크게 물의를 일으키면서 KBS는 오늘(29일)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열고 김호중에 대한 출연 규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KBS는 ‘위법 또는 비도덕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행위’를 방송 출연 규제심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KBS는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김새론과 신혜성은 물론, 곽도원, 돈스파이크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대해 방송 출연 정지 처분을 내려왔다. 지난 28일에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배우 오영수의 출연 정지 결정을 했다.
최근 시청자들이 김호중을 KBS에서 퇴출시켜 달라는 취지의 청원글을 쏟아내기도 했으며, 그가 출연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측은 기촬영분과 촬영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신상출시 편스토랑’ 측도 김호중의 촬영 분량을 통편집 했다.
김호중은 음주 뺑소니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만큼 KBS에서 출연 정지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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