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가 또 새로운 모습을 입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톱스타와 단란한 가정을 꾸린 제주댁에서 이번엔 이발소집 막내딸의 모습이다. 톱스타도 이상순의 아내도 아닌 이효리는 우리와 닮은, 또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딸이었다.
이효리가 지난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를 통해 처음으로 모녀 여행에 나섰다.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떠나는 여행을 담은 모녀 여행 에세이 프로그램으로, 이효리는 엄마와 울고 웃으며 추억을 쌓아갔다.
이효리는 이발소집 막내딸로 유명하다. 여러 예능에 출연해 부모가 이발소를 운영해던 일화를 언급했었다. 최근에는 투병 중인 아버지와의 모습이 친언니의 SNS를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주에 사는 언니와 조카의 모습도 공개됐었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이효리의 엄마가 딸과 여행에 나서며 똑닮은 모녀의 모습도 대중에게 공개됐다.
엄마와 함께 하는 이효리는 팬들도, 시청자들도 처음 접하는 만큼 신선하고 새로웠다. 그리고 자식으로서, 딸로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기도 충분했다. 엄마 옆에 선 이효리는 무대 위 화려한 조명을 받는 가수도, 카메라 세례를 받는 톱스타도 아니었다. 평범하지만 특별하고, 또 애틋했다. 그래서 이효리와 엄마의 여행을 바라보는 시청자들도 ‘공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는 이효리가 엄마 전기순 여사와 함께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만으로도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었다. 톱스타 이효리의 모습은 이미 대중에게 익숙하게 잘 알려져 있었고, 가수 이상순과 결혼해 제주에서 생활하는 제주댁의 자아 역시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등을 통해 보여줬다. 최근까지도 여러 예능에서 이상순과 함께 출연하면서 톱스타에서 결혼 후의 또 다른 이효리의 얼굴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딸, 그것도 막내딸 이효리의 모습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이효리의 모습이 방송에 공개되는 것도 드문 일이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여행하는 이효리의 모습에 대한 대중과 팬들의 궁금증 역시 컸던 바다.
그렇게 공개된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 이효리는 엄마 앞에서 그저 ‘딸’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톱스타도, 제주댁도 아니었지만 그렇기에 더 매력 있었다. 톱스타를 내려놓고 평범한 딸로 돌아간 이효리이기에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것. 여행 출발부터 티격태격하면서도 세심하게 엄마의 기분을 살피고 여행 동선을 짜고,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여느 평범한 딸들과 같았다.
이효리는 엄마를 세심하게 챙기면서도 사진을 잘 못 찍었다고 막내딸의 투정을 부리는가 하면,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엄마를 위로하는 모습이었다. 여행지 선정부터 메뉴 정하기까지 엄마의 의견을 신경 쓰며 고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2세 계획과 관련해 엄마의 걱정을 듣는 모습도 여느 딸들과 같았다. 그래서 힘들었던 어린 시절에 대해 언급하며 눈물흘리는 모습에 시청자들도 함께 울컥하고, 딸로서 공감할 수 있었다.
톱스타가 아닌 평범한 이효리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는 새로운 매력이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었다. 그동안 보여줬던 수많은 모습들 중에 이번에 처음으로 대중 앞에 꺼낸 막내딸의 얼굴이 평범해서 더 아름다운 이효리였다. /seon@osen.co.kr
[사진]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