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이요섭 감독이 배우 강동원과 처음으로 작업한 소감을 공개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설계자'를 연출한 이요섭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설계자'(각본감독 이요섭, 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사 집)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09년 개봉했던 홍콩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 버전으로 리메이크했다. 당시 '엑시던트'는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됐고,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등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첫 장편 데뷔작 '범죄의 여왕'(2016)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요섭 감독의 신작으로, 강동원이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이후 8개월 만에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와 이미숙, 이현욱, 이무생, 탕준상, 정은채, 특별출연 이종석 등과 호흡을 맞췄다. 강동원 스스로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차갑고 건조한 인물"이라고 할 정도로 감정을 절제하고 대사까지 줄이는 등 다크한 인물로 변신했다.
이요섭 감독은 "첫 영화 이후에 오랜만에 영화를 찍어서 (이제는)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똑같다"며 개봉을 앞두고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고 했다.
원작의 팬이라는 감독은 "원작 '엑시던트'를 좋아했던 이유가 어두운 주인공이 매력이 있더라. 원작과 다른 점은 여타의 암살을 다루는 주인공 자체가 윤리적인 갈등이 있는데, 이 작품은 윤리적인 갈등을 겪지 않는다. 보통 킬러의 대중적인 플롯은 '내가 왜 성인이 되지 못했나?'인데, '설계자'는 그런 플롯은 아니고 개인의 고뇌에 빠진 주인공이다. 윤리적인 고민을 하진 않지만, 연민이 느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톱배우 강동원을 캐스팅한 과정에 대해 "내 입장에서 굉장히 스타이고, 특이한 이미지가 있었다. 동원 배우님이 실제로 가만히 말 없이 있으면 '뭔가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것들이 설명된다"며 "그것 때문에 동원 선배가 어울린다고 판단했고, 다행히 대본을 잘 봐주셔서 같이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강동원에게 발견한 의외의 지점이 있나?"라는 질문에 "굉장히 스타이고 나랑은 되게 다른 삶을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딱히 뭘 하지 않아도 거리감이 생겼다. '나랑 먼 사람이겠지..'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데 결국 이 작품이 끝날 때가 왔을 때 나보다 설계를 많이 해서 왔다. 공대생같은 이미지인데, 항상 현장에서 '이 사건이 이렇게 발생하는게 맞나요?' 물어보더라. '여기에 세팅이 좀 더 있으면 이렇게 할 거 같다' 등의 아이디어를 많이 줬다"며 "다 끝나고 보니 생각보다 수더분하고 '저렇게 잘생긴 사람이 저렇게 수더분해?' 싶어서 좀 짜증나더라.(읏음) 사람이 의외로 너무 소탈하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설계자'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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