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악마 2루수’로 불렸던 프로야구 레전드 출신 정근우가 KBO 투수 베스트10을 뽑았다.
정근우는 2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뽑은 순위”라고 전제하고 2005년부터 2020년 자신이 현역으로 뛸 당시 직접 경험했던 투수 베스트10을 선정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괴물 에이스’ 류현진이 맨 먼저 언급됐다. 정근우는 “고민 없이 1선발은 류현진이다”며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한 경기를 온전히 잡을 수 있는 투수다. 전성기 때 패스트볼은 디셉션(숨김동작) 워낙 좋아서 공이 금방 날아오는 느낌이었고 무게감 자체가 달랐다. 직구만 던져도 못 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또 “손의 감각이 좋고 습득력이 빠른 선수다. 체인지업, 슬라이더도 좋았고 각이 큰 커브는 나이아가라에서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2선발에는 윤석민을 뽑았다. 정근우는 “윤석민 선수는 우완으로 따졌을 때 넘버원”이라며 “구종도 다양한데 체인지업은 자기가 마음껏 요리할 수 있었고 홈플레이트 끝에 걸쳐 들어오는 직구의 제구력은 가히 예술이었다. 부드러운 폼으로 툭 던지는데 직구와 슬라이드가 비슷하다. 하나를 노리지 않으면 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3선발로 김광현이 선정됐다. 정근우는 “김광현의 직구는 살아오는 느낌이었다. 151~2km/h 던지면서 슬라이더를 꺾는데, 볼에 힘이 좋다”며 “김광현 선수가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보여준 미친 구위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 때 이후 성장해서 제구력까지 완성되면서 스타의 서막을 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4선발로는 조정훈이 뽑혔다. 정근우는 “조정훈 선수의 포크볼은 예술이다. 알고도 못 치는 공이다. 머릿속에서 그냥 지나간다”며 “많은 승수를 채우거나 수상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타자들은 모두 인정한 투수”라고 말했다.
마지막 5선발로는 고영표가 선정됐다. 정근우는 “고영표 선수가 나오면 경기를 안 나간다 하는 선수들이 있을 정도였다. 직구처럼 오는데 붕 떴다가 떨어져 들어오는, 이해할 수 없는 궤적의 공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베스트10의 나머지 선수는 마무리 투수와 중간계투 진으로 선정했다. 정근우는 오승환, 정대현, 정재훈, 조상우, 정우람 선수를 선정했다. 정근우는 각각 구원 투수진들의 장점들을 직접 경험해 본 타자의 관점에서 상세하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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