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유독 공이 잘 보이는 날이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이 역대 한 경기 최다 볼넷 공동 2위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김영웅은 지난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4번 3루수로 나서 6차례 타석에 들어섰고 볼넷 5개를 골랐다.
이로써 김영웅은 한 경기 5사사구를 기록하며 역대 한 경기 최다 볼넷 공동 2위에 올랐다. 삼성 소속 선수로는 1999년 5월 12일 시민 롯데전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이후 9144일 만에 나온 기록이다.
25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영웅은 “어제는 유독 공이 잘 보이는 날이었다. 5볼넷은 처음이었다. 동료들도 많이 놀라더라. 이승엽 감독님과 타이 기록이라는 것도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5개의 볼넷을 골랐다는 건 그만큼 선구안이 뛰어나고 상대 투수들이 김영웅과의 정면 승부를 피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볼넷으로 출루하는 것도 좋지만 공이 잘 보였던 만큼 안타를 쳤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5볼넷보다 5타수 2안타가 더 낫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또 “안타를 치면 다음 날에도 뭔가 좋은 기분이 드는데 볼넷만 고르니 조금은 아쉬웠다”며 “특별히 선구안이 좋아졌다고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저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생겼고 거기 들어오는 공이 아니면 안 치는 부분이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팀내 홈런 선두를 질주 중인 김영웅이 5개의 볼넷을 고른 걸 두고 “홈런도 잘 치고 공보는 눈도 좋아졌다. 필요할 때 자기 스윙으로 타점을 올리고 출루도 잘한다. 계속 성장하고 있다. 저 나이에 저런 활약을 하는 게 대단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진만 감독은 김영웅이 타자 친화형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길 기대했다. “그동안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장타 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필요했는데 김영웅이 그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앞으로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
또 “김영웅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면 이승엽 두산 감독 같은 홈런 타자가 될 재목”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