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A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는 고우석에게 메이저리그 승격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까.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인 잭슨빌 점보쉬림프 소속의 고우석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그윈넷에 위치한 쿨레이 필드에서 열린 마이너리그 트리플A 그윈넷 스트라이퍼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와의 경기, 4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27구 1볼넷 노히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팀이 1-1로 맞서고 있던 4회에 마운드에 올라왔고 타선이 5회초 대거 6득점에 성공하면서 8-으로 승리, 고우석은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트리플A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이로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이후 트리플A 성적은 6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3.38이 됐다. 지난 20일 내슈빌 사운즈(밀워키 브루워스 산하)와의 경기에서 1이닝 2실점으로 무너진 것을 만회했다.
이날 고우석은 최고 93.9마일(151km), 평균 92.6마일(149km)의 패스트볼 16개를 과감하게 구사했다. 최고 90.7마일(145.9km) 평균 89.4마일(143.9km)의 커터 9개, 최고 84.6마일의 슬라이더 2개를 추가적으로 던졌다.
4회 첫 타자 알레호 로페즈를 상대로 포심패스트볼을 던져 2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스카이 볼트에게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앤드류 벨라스케스를 상대로 1볼 1스트라이크에서 88.5마일 커터를 던져 2룻수 병살타로 솎아냈다.
5회말 타선이 대거 6득점에 성공하면서 7-1로 리드를 안고 5회말 마운드에 올라왔다. J.P. 마르티네스를 상대로는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92.8마일 포심을 던져 1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션 머피와도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지만 이날 가장 빠른 공인 93.9마일 포심을 던져 유격수 땅볼로 솎아냈다. 2사 후 만난 일라이 화이트는 2볼 1스트라이크에서 93.8마일 포심을 던져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5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시스템으로 해외무대 도전 자격이 생긴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년 총액 450만 달러 조건에 계약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6경기 2패 평균자책점 12.60으로 부진했다. 5이닝 동안 1피홈런 포함해 11피안타를 맞으며 3볼넷 6탈삼진 9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명단에 포함돼 한국땅을 다시 밟았지만 친정팀 LG 트윈스와의 스페셜매치에서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재원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결국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했다.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고우석에게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가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었다. 고우석은 배려를 받았다. 트리플A가 아닌 더블A로 내려간 것을 굴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고우석이 성공의 경험을 다시 쌓고 오기를 바라는 존중의 결정이었다. 또한 트리플A팀(샌안토니오 미션스)이 극악의 타고투저 환경이었기에 고우석이 좀 더 편하게 기량과 페이스를 끌어올리기를 바라는 배려이기도 했다.
하지만 더블A에서도 고우석은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고우석은 더블A 10경기에서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12⅓이닝 6자책점), 15탈삼진 4볼넷 이닝 당 출루 허용 1.46의 성적을 기록했다.
결국 지난 4일, 내셔널리그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를 데려오면서 반대급부로 마이애미로 향하게 됐다. 메이저리그에 데뷔도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트레이드의 운명을 맞이했다.
그래도 고우석은 꾸준히 자신을 증명해 나가면서 메이저리그 콜업의 기회를 착실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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