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투수가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선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경기 흐름은 선발 투수의 활약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애런 윌커슨(4승 4패 평균자책점 3.99), 찰리 반즈(3승 2패 평균자책점 3.50), 박세웅(5승 3패 평균자책점 3.59) 등 에이스 트리오는 리그 최정상급 수준.
특히 이달 들어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 중이다. 윌커슨은 3승을 거뒀고 박세웅과 반즈는 나란히 2승씩 따냈다. 세 선수 모두 5월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지난 21일부터 3일간 사직구장에서 열린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을 쓸어 담을 수 있었던 것도 에이스 트리오의 활약 덕분이었다. 반즈, 박세웅, 윌커슨이 차례대로 선발 출격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는 등 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포수 유강남은 “세 명의 선발 투수들이 정말 잘해준 덕분”이라고 에이스 트리오를 KIA 3연전 싹쓸이의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롯데가 두산에 이어 5월 승률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에이스 트리오의 활약 덕분이다.
반면 나균안의 부진은 심각하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성한 나균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올 시즌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나균안은 10경기에 나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7.49로 부진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 스타트는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달 들어 네 차례 마운드에 올랐지만 5이닝을 소화한 건 단 한 번도 없었다.
3일 삼성전(4이닝 7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5실점), 9일 한화전(3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 18일 두산전(4⅓이닝 9피안타(3피홈런) 1볼넷 5탈삼진 7실점), 24일 삼성전(4이닝 4피안타 7볼넷 6탈삼진 5실점) 모두 기대 이하의 투구였다. 끝모를 부진 속에 만만한 상대로 전락해 버렸다.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에 대해 “몇 번 안 좋은 결과가 나오다 보니 스스로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자신 있게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한다. 자신이 없으니 카운트 싸움이 안 되고 회전력도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선발진의 상수였던 나균안이 좀처럼 제 모습을 되찾지 못한다면 김태형 감독 또한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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