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재현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이재현은 지난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 두 차례 수비 실책을 범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7회 승부를 결정짓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출발은 좋았다. 이재현은 1-0으로 앞선 1회 2사 1,3루서 롯데 선발 나균안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3루 주자 데이비드 맥키넌은 여유 있게 홈인. 김헌곤과 강민호의 연속 2루타가 터지며 이재현은 홈을 밟았다.
첫 타석에서 타점과 득점을 올리며 기분 좋게 시작한 이재현.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5회 1사 1,2루서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의 땅볼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삼성은 선발 대니 레예스 대신 우완 이승현을 투입했다. 나승엽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내줬지만 박승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이닝 마무리.
이재현은 7회 1사 1루서 2루수 류지혁의 송구를 놓치고 말았다. 1사 1,2루. 마운드에 선 임창민은 레이예스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나승엽과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주는 바람에 만루 상황에 처했다. 롯데는 대타 유강남을 내세웠다. 바뀐 투수 김재윤은 2구째 슬라이더로 1루 땅볼을 유도했다.
이재현에게 두 차례 수비 실책을 만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7-4로 앞선 삼성의 8회초 공격. 1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재현은 바뀐 투수 최이준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직구(149km)를 받아쳐 좌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맥키넌에 이어 김영웅이 홈을 밟으며 9-4로 달아났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이상훈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이재현이 (수비 실책을) 만회할 기회를 잡았는데 본인의 호쾌한 스윙으로 빚을 갚았다”고 표현했다. 이재현은 김헌곤의 2루 땅볼, 이병헌의 2루타로 또다시 홈을 밟았다.
삼성은 롯데를 11-5로 꺾고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재현은 경기 후 “만루 상황에서 외야로 공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기 중 실책이 나왔는데 (류)지혁이 형과 (김)영웅이가 옆에서 격려해 준 덕분에 경기 끝까지 힘낼 수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재현과 키스톤 콤비를 이룬 2루수 류지혁은 “(이)재현이가 계속 아쉬워하길래 ‘네가 놓치면 누구든 당연히 놓치는 거다. 신경 쓰지 말고 하나씩 해보자’고 했다. 잘하려고 하다가 그런 거니까 괜찮다”고 다독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