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WER은 어떻게 걸밴드 음악을 대중문화 반열에 올려놨을까.
걸밴드 QWER(쵸단, 마젠타, 히나, 시연)은 지난달 1일 미니 1집 'MANITO'를 발매했다. 첫 번째 싱글 'Harmony from Discord'의 타이틀곡 'Discord'로 데뷔와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데 이어 이번 앨범으로 연타 흥행을 성공시키며 걸밴드 음악을 대중문화의 반열로 끌어올렸다.
신보의 타이틀곡 '고민중독'은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격인 TOP100에서 3위, 일간 차트에서 4위를 기록했다. 데뷔 1년이 채 되지 않은 걸밴드가 거둔 이례적인 성과다. 이 곡은 발매된 지 두 달 가량 지났음에도 현재 유튜브 뮤직 한국 주간 인기곡 TOP100 2위에 랭크됐다. 기세에 힘입어 QWER는 별도의 방송 프로모션이 없었음에도 국내 유력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오르며 명실상부 '대세'로 거듭났다.
연이은 화제 몰이 속 일각에서는 QWER이 하나의 새로운 문화 현상을 형성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유튜브 채널 '생활변화관측소'에서는 뉴미디어, 서브 컬처, 게임을 QWER의 흥행 요인으로 꼽았다. 주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던 멤버들의 조합을 비롯해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기획, 국내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J록 풍의 이지 리스닝 음악, 게임 속 요소를 차용한 팀의 아이덴티티 등 신선한 시도들이 맞물려 걸밴드를 대중들이 향유하는 문화로 탈바꿈시켰다는 것.
특히, 힙합이 '쇼미더머니'를 필두로 오랜 기간 '청춘'을 대변해 왔다면, QWER이 이를 이어받았다는 평이다. 실제로 QWER은 'MANITO'를 통해 학창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마니또 콘셉트를 내놓았다. 컴백 전날에는 직접 고등학교를 찾아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치는 '스쿨 어택' 콘텐츠를 공개한 데 이어, 뮤직비디오로는 남몰래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젊은 세대의 마음을 공략했다. 청춘들의 낭만이 담긴 콘텐츠는 곧 대중의 공감과 관심을 견인하게 됐고, 이는 결국 비주류였던 걸밴드 음악을 주류 음악으로 편입시키는 데 한몫했다.
이렇듯 '청춘의 대명사'로 급부상한 QWER은 최근 수많은 대학 축제에 초청되고 있음은 물론 국내 대표 록 페스티벌 중 하나인 '2024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걸밴드 불모지 속 대중 친화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 QWER의 앞날에도 기대가 모인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