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2023-2024시즌 총 평점으로 8점을 받았다. 1위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토트넘 팬 사이트 '스퍼스 웹'은 23일(한국시간) "또 다른 시즌이 끝났다. 토트넘은 리그 5위라는 성적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권을 확보하면서 비교적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라며 토트넘 선수단의 시즌 평점을 매겨 공개했다.
토트넘은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개막을 앞두고 '에이스' 해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 없이 토트넘 재건이라는 큰 임무를 맡게 됐다.
당연히 팬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보낸 2시즌을 제외하면 유럽 커리어가 전혀 없기 때문. 아무리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감독이라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이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을 기대하던 토트넘 팬들이 명성이 부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반길 리 없었다. 게다가 케인까지 빠져나갔기에 우려가 컸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뚝심 있게 '공격 축구'를 이식해 나갔다.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개편했고, 손흥민을 새로운 주장으로 선택했다. 리그 첫 10경기에서는 8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며 깜짝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한계도 뚜려했다. 토트넘은 전술적 유연성 부족과 스쿼드의 한계를 노출하며 후반기에 고전했다. 어찌저찌 5위로 하지만 마감하며 UEL 티켓을 따내긴 했지만, 초반 기세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크다. 첫 시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의 성공이었던 셈.
'캡틴' 손흥민의 역할이 컸다. 그는 토트넘 역사상 최초의 비유럽 국적 주장으로서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이끌었다. 17골 10도움으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고, 라커룸에서도 모두의 인정을 받는 리더로 활약했다.
스퍼스 웹은 손흥민에게 10점 만점에 8점을 줬다. 매체는 "이번 시즌 토트넘의 주장이자 득점의 원천으로 활약했고, 경기장 안팎에서 그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보여줬다. 왼쪽에서 뛸 때 훨씬 효과적이었다. 9번 공격수로 뛸 때는 고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상적인 복귀였다"라고 칭찬했다.
직전 시즌과 비교하면 완벽한 부활이었다. 손흥민은 2022-2023시즌 스포츠 탈장과 안와골절 수술로 고생했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술로 인해 골대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리그 10골 6도움, 공식전 14골 6도움을 기록했다. 분명 훌륭한 기록이었으나 손흥민이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좌절하지 않았고, '모두가 아는 쏘니'로 돌아오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좌측면 공격수와 최전방 원톱 역할을 오가며 케인의 빈자리를 메웠다. 특히 손흥민은 마지막 경기에서 통산 3번째 10골-10도움까지 완성하며 프리미어리그(PL) 역사상 6번째 대기록을 썼다. 앞서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이상 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이상 4회), 디디에 드록바(3회)가 해당 기록을 세웠다.
다만 손흥민이 받은 평점 8점은 팀 내 1위가 아니었다. 그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가 3명이나 있었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와 '센터백 듀오' 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나란히 9점을 받으며 공동 1위에 올랐다.
스퍼스 웹은 비카리오에게 "엄청난 PL 첫 시즌이었다. 그는 토트넘의 새로운 No.1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토트넘 골키퍼 최초로 골로 연결되는 실책 없이 풀시즌을 치렀다. 이제 세트피스 약점만 해결할 수 있다면 완벽할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로메로와 반 더 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둘은 각각 "부주장 로메로는 그의 공격성을 더 긍정적인 측면으로 바꿨고, 놀라운 효과를 냈다. 선수단에서 진정한 리더가 됐고, 수비에서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멤버였다. 올해에도 골에 기여했다", "토트넘은 로메로 파트너가 될 최고의 센터백이 절실했다. 반 더 벤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토트넘 수비에 평정심과 속도를 가져왔고, 그의 패스 능력은 포스테코글루 축구에 완벽히 맞아들었다"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외에는 페드로 포로와 데스티니 우도기, 파페 사르, 히샬리송, 브레넌 존슨이 손흥민과 같은 평점 8점을 받았다. 토트넘 축구에서 핵심 역할을 한 양쪽 풀백 포로와 우도기, 붙박이 주전으로 뛴 미드필더 사르는 분명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부상으로 오래 자리를 비운 히샬리송(11골 4도움)과 숱한 기회를 놓친 브레넌 존슨(5골 10도움)이 손흥민과 같은 점수를 받은 점에선 다소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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