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4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52억' 주전 포수 양의지가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는데도 4연승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LG에서 데려온 포수 김기연이 공수에서 든든하게 안방을 지켰다.
두산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10-3으로 승리했다. SSG와 3연전을 모두 싹쓸이하면서 최근 4연승을 이어갔다. 공동 2위였던 NC와 삼성이 이날 나란히 패배하면서 두산이 2위로 올라섰다. 두산은 이제 1위 KIA에 1경기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김기연은 이날 6번 포수로 선발 출장해 1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하고, 5회말 우측 허벅지 앞쪽이 불편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두산은 2회 타자일순하며 9득점 빅이닝으로 승기를 잡았다. 무사 만루에서 김기연이 2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터뜨렸다.
두산은 2회 김재환의 안타, 양석환의 볼넷, 라모스의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김기연이 우선상 2루타를 때려 2타점을 기록했다. 이어 전민재의 내야 안타로 다시 무사 만루가 됐고, 조수행의 밀어내기 볼넷, 정수빈의 1타점 적시타, 강승호의 2타점 우중간 적시타로 6-0으로 달아났다. 2사 1,3루에서 양석환이 스리런 홈런(시즌 12호)을 터뜨려 9-0이 됐다. 사실상 승부 끝.
김기연은 경기 후 “최근에 찬스 때 좀 못 쳤는데, 다행히 좋은 찬스에서 좋은 안타가 나와서 경기를 좀 쉽게 끌고 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전날 경기에서 김광현에게 2루타를 쳤고, 2경기 연속 장타를 때렸다. 김기연은 “어제 2루타를 치긴 했는데, 김광현 선배님께서 너무 잘 던져서 우리 타자들이 좀 힘든 경기를 했다. 그래도 어제 이겨서 정말 다행이고 오늘도 2회부터 대량 득점하면서 준호도 편하게 던진 것 같고, 경기를 조금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좋은 경기 한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무사 만루에서 첫 타자가 좋은 물꼬를 열면서 9득점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김기연은 “뒤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 어떻게든 쳐서 결과를 뭐라도 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갔다. 투수가 볼이 좀 많긴 했지만 아무래도 찬스 때는 공격적으로 더 치려고 생각해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생각해서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고 2루타 상황을 말했다.
이어 “원래 몸쪽에 자신있어서 몸쪽에는 안 던져줄 거라 생각하고 있었고 좀 바깥쪽을 생각하고 들어가긴 했는데 다행히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의지가 무릎 잔부상으로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김기연이 4경기 모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선발 출장했고, 두산은 4연승을 달렸다.
김기연은 “내가 나가서 이겼다기보다는 내가 나간 경기에 다른 팀원들이 너무 잘해줘서 경기를 이겼다. 내가 이겼다기보다는 우리 팀이 4연승을 할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양의지가 없을 때 포수로 선발 출장하는 마음가짐을 묻자 김기연은 “아무래도 내가 나간 경기에서 승률이 좋은 것에 나도 너무 기분 좋다. 의지 선배님이 경기를 못 나가셨을 때 우리 팀이 계속 져서 약해진다는 느낌을 상대팀들이 받으면, 상대가 심리적으로 더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다행히 내가 나갔을 때 경기를 이긴다는 것은 팀적으로 봤을 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연은 허벅지가 불편해 5이닝만 뛰고 빠졌다. 그는 "너무 감사하게도 감독님께서 중간에 빼주셨다"며 "준호가 선발로 던지고 있는데 중간에 빠지면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서 최소한 준호가 던지는 동안에는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 최준호는 1회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김기연은 "준호가 최근에 계속 잘 던지고 있고, 준호 공이 좋기 때문에 주자가 쌓였다고 해서 너무 어렵게 하지 말고 편하게 던지면, '타자들이 치게 만들면 네가 이길 확률이 높다. 그냥 타자들이 칠 수 있게 공격적으로 승부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최준호는 하재훈을 초구 슬라이더로 1루수 인필드 플라이 아웃, 이지영을 2구째 슬라이더로 우익수 뜬공으로 위기를 넘겼다.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4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아 입단한 김기연은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팀을 옮겼다. 두산이 1라운드에서 김기연을 지명, 보상금 4억원을 주고 데려왔다. 김기연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1경기도 뛰지 못하고 3월말 2군으로 내려갔다.
백업 포수 장승현의 부상으로 4월초 1군에 콜업된 김기연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양의지 백업으로 출장하면서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기연이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안정적인 투수 리드를 하자, 양의지가 잔부상으로 몸상태가 안 좋을 때는 지명타자로 출장할 수 있었다. 김기연은 최근 7경기 연속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시즌 성적은 27경기 타율 3할1푼1리(74타수 23안타) 2홈런 8타점 10득점 OPS .809를 기록 중이다.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