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령’ 강형욱은 어쩌다 민폐, 논란의 아이콘으로 전락하게 됐을까.
반려견 훈련사로 유명한 강형욱이 논란의 아이콘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회사 전 직원들이 갑질과 가스라이팅 등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계속되는 논란 속에서 정작 본인은 입을 꾹 닫고 있다.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만큼 대중의 배신감을 컸고, 그를 믿고 함께 일해온 방송사도 큰 타격을 맞았다. 그럼에도 침묵하며 논란만 키우고 있는 강형욱이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강형욱과 그의 아내가 운영 중인 회사 보듬컴퍼니에 대한 혹평과 충격적인 주장들이 연이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회사 평점을 주는 코너가 있는 한 구직 사이트에서는 5점 만점에 1.7점의 낮은 평점이 나왔고, 여러 혹평이 등장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전 직원들의 주장이었다. 보듬컴퍼니의 전 직원들은 적은 월급과 가스라이팅, 직원들에 대한 괴롭힘, 사내 메신저 감시 등을 주장했다. 가장 낮은 평점을 준 한 글쓴이는 “퇴사하고 정신과에 계속 다녔다.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인격 모독, 업무 외 요구사항 등으로 정신이 피폐해졌다”라며 공황장애와 우을증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지난 20일 오후에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사건반장’ 측도 강형욱의 갑질 의혹에 대해 다뤘다. 강형욱 회사의 전 직원은 ‘사건반장’에 “들었던 말 중에 진짜 제일 기억에 남는 말은 ‘숨도 쉬지 말아라. 네가 숨 쉬는 게 아깝다’, ‘벌레보다 못하다. 그냥 기어나가라’. 그냥 죽어라’ 이런 얘기도 맨날 들었다. 안 듣는 날이 없었다. 그런 기분 안 좋은 날에는 목줄 던지는 건 다반사고, 맨날 불려 나가고 맨날 욕먹고, 욕먹는 거 그냥 직원들 다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폭언 뿐만 아니라 직원 감시와 가스라이팅 의혹도 있었다. ‘사건반장’ 측은 CCTV가 곳곳에 설치돼 있는 것은 물론, 직원들이 휴대전화만 봐도 경고하는가 하면 사내 메신저를 감시하고, 변호사를 불러 메신저 감시에 대한 동의서를 강제로 작성하도록 했다. 또 한 직원은 퇴사 후 급여 9,670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 직원들의 폭로가 뒤늦게 나온 것은 보듬컴퍼니의 폐업 수순과 관련이 있었다. 강형욱의 갑질을 주장하고 있는 전 직원들은 ‘너는 내 이름으로 훈련하는 거다’라는 가스라이팅으로 퇴사나 고발이 어려웠다는 입장이었다. 강형욱이 반려견 훈련사로 워낙 이미지와 인지도를 잘 쌓아왔기 때문에 같은 업계에 종사할 경우 보복이 두려웠다는 것. 하지만 최근 보듬컴퍼니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터질 일이 터졌다”라는 반응이었다.
강형욱에 대한 논란은 강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우선 강형욱이 메인으로 출연하고 있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는 지난 20일 긴급하게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 강형욱 관련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당사자가 침묵하고 있기에 제작진 역시 입장을 기다리며 다른 프로그램을 대체 편성했다. 제작진은 여전히 강형욱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며, 추가 결방 여부나 출연자 교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강혁욱이 참여 예정됐던 ‘댕댕 트레킹’ 행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동료 수의사에게 불똥이 튀기도 했다. 여러 방송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수의사 설채현에게도 ‘쇼 닥터’ 의혹이 불거진 것. 이에 설채현은 지난 22일 “뭔가 분위기도 안 좋고 괜히 이런 분위기에 글 쓰면 오히려 기회주의자 같아 보이고 해서 조용히 숨죽이고 있었는데 저도 그런 거 아닐까 걱정과 의심의 눈초리가 많이 보여 말씀드리면 저는 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그거 빼면 시체입니다”라고 적극 해명했다.
결국 강형욱은 그를 믿고 함께 일해왔던 방송사와 동종 업계에게 큰 피해를 끼친 것. 더 큰 문제는 그럼에도 강형욱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강형욱 측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대응할 가치가 없는 거짓 의혹이라 침묵을 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는 의혹은 현재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분명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었다. 이쯤되면 의혹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
더욱이 강형욱은 그동안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방송에서 보여준 선한 이미지와 반려견을 대하는 따뜻한 태도로 견주들의 ‘멘토’로 불렸다. 이로 인해 ‘개통령’이라는 캐릭터를 얻으며 인기를 끌고 여러 예능에서도 활약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불거진 갑질, 가스라이팅 등의 의혹들은 그를 응원하던 대중에게 더욱 충격적이었다. 대중에게 사랑받고 영향력을 끼친 만큼 의혹을 부인하든 인정하든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게 최소한의 예의다. 하지만 강형욱의 선택은 침묵이었고, 그의 침묵 속에서 대중은 더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시간 끌기’가 답이 아님을 강형욱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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