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3할 유격수가 될까?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28)가 타격을 회복하며 3할 타율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개막과 동시에 펄펄 날았으나 허리 통증으로 자리를 비웠다. 이후 복귀했으나 좀처럼 시원스러운 타격을 못해 슬럼프에 빠졌다. 5월에 들어서자 언제 그랬느냐듯 일어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작년 데뷔 이후 첫 규정타석 3할타자로 우뚝섰다. 130경기에 출전해 507타석 452타수 136안타를 터트려 3할1리를 기록했다.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을 다친데 이어 손목에 사구를 맞아 시즌을 일찍 접었으나 규정타석을 소화했다. 52타점 73득점 30도루까지 A급 타자의 수치를 냈다.
LG 오지환과 KBO 수비상을 공동 수상했다. 골든글러브에서도 오지환과 경쟁을 벌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탁월한 수비능력에 비해 부족했던 타격능력까지 일취월장하면서 공격력까지 갖춘 유격수로 신분이 급상승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개막 이후 11경기에서 3할5푼4리의 고타율을 자랑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주루도중 허리통증을 일으켜 엔트리에서 열흘동안 빠졌다. 치료를 마치고 돌아왔으나 그 좋던 타격감이 사라졌다. 4월17일 복귀했으나 12경기에서 1할6푼7리의 부진을 겪었다. 시즌 타율도 2할5푼5리까지 내려갔다.
3할 유격수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그러나 5월이 되자 날카로운 타격을 되찾았다. 21일 현재 16경기에서 3할6푼7리의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5타점 4도루 10득점을 올렸다. 9번이나 멀티히트를 터트렸다. 최근 6경기에서는 2안타-2안타-2안타-3안타-1안타-2안타 등 25타수 12안타 등 폭발적인 타격을 펼치고 있다. 시즌 타율도 2할9푼7리로 끌어올려 3할 타율에 접근했다.
자연스럽게 리드오프 자리로 복귀했다. 21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넘치는 주루 센스도 보였다. 1회 안타로 출루해 도루에 성공했다. 김선빈의 1루 땅볼때 상대 1루수의 움직임을 보고 허를 찌르는 주루로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까다로운 반즈를 상대로 2안타를 터트렸다. 상대 유격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3안타였다.
그만큼 타격기세가 좋다. 박찬호는 올해 세 가지에 도전한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3할 유격수에 도전한다. 체력 소모가 많은 주전 유격수로 3할을 때리기 쉽지 않다. 유격수를 보고 리드오프에 도루까지 하느라 컨디션 관리가 어렵다. 작년에도 손가락 부상으로 한 번 쉰데다 사구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으면서 3할 타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 하나는 우승 유격수이다. KIA 창단 이후 우승 유격수는 2명이었다. 2009년 이현곤(현 외야수비코치)과 2017년 김선빈이었다. 팀이 선두를 순항하고 있다. 부동의 존재로 자리매김한 박찬호도 우승 유격수라는 영광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성공한다면 자연스럽게 세 번째 도전인 골든글러브 유격수도 수중에 넣을 수 있다. 다시 일어난 박찬호에게 할 일이 참 많아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