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2)이 타자로 전향하며 팀 선배 이형종(35)의 조언을 가슴에 새겼다.
장재영은 2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리는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안타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신인 계약금은 9억원으로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를 기록하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시속 150km를 가볍게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향후 키움 선발진을 이끌 에이스가 될거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3시즌 동안 장재영은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통산 56경기(103⅓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에는 3선발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고 지난 1일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에 등판했지만 또 다시 손저림 증세 때문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병원 검진 결과 UCL 파열(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파열) 진단이 나온 장재영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병원의 소견에도 재활을 선택했고 이어서 타자로 전향하며 새로운 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술을 받더라도 최대한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다.
장재영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단장님과 면담을 하면서 타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전에도 고민이 많았다. 단장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단장님이 말씀해주신 것과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 맞았던 것이 있어서 그때 결정을 내렸다. 단장님을 뵈러 가면서 그날까지도 고민이 많았다. 처음에는 내가 투수로서의 장점은 확고하지만 야수로서의 장점은 확고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프로에서 투수를 했다. 하지만 매 시즌을 보내면서 투수로서의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너무 많이 보였다. 그 단점을 내가 노력으로 메꿀 수 없다는 것을 조금 느꼈을 때 야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라고 타자 전향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덕수고 시절 장재영은 타자에도 재능을 보였다. 타자로 고교통산 33경기 타율 3할6푼(75타수 27안타) 3홈런 26타점 OPS 1.142을 기록했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타율 3할(30타수 9안타) 6타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타격을 잘하기는 했지만 고등학교 투수 공과 프로투수 공은 다르다"라고 인정한 장재영은 "이제 투수를 내려놓고 타자를 하는데 당장 잘하면 좋겠지만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타자도 정말 어려운 포지션이기 때문에 내가 진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하나씩 해나가려고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키움에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성공한 선수가 1명 있다. 현재는 발등 골절 부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는 이형종이 그 주인공이다. 아마추어 시절 '눈물의 에이스'로 유명세를 날렸던 이형종은 2008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했지만 투수로는 2010년 2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다. 이후 임의탈퇴 되어 골프에 도전하는 등 방황을 하다가 다시 LG에 돌아와 타자에 도전했다. 그 결과 KBO리그 통산 744경기 타율 2할7푼2리(2323타수 631안타) 70홈런 308타점 339득점 29도루 OPS .778을 기록한 준수한 외야수로 성장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형종 선배님께 먼저 가서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밝힌 장재영은 "내 고민을 자주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힘들거라고 하셨다. 정말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많이 쳐야한다, 부지런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부지런하게 노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기 때문에 저번주부터 아침부터 저녁까지 타격 연습을 했다. 계속해서 쳐봐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라고 이형종의 조언을 마음에 새겼다.
"이형종 선배님이 오늘도 첫 경기고 엄청 오랜만에 경기에 나가는거니 너무 잘 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내가 부족한 것을 하려고 하고 그 다음에 계속 쳐 봐야 느낌이 올거라고 알려주셨다. 손이 찢어질 때까지 쳐봐야 한다고 하셨다"라며 남들보다 늦게 타자를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