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이 혹사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당연히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오후 6시 45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같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팀인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포스트시즌 친선경기를 펼친다.
토트넘과 뉴캐슬은 지난 20일 각각 셰필드 유나이티드, 브렌트포드와 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두 팀은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바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틀 만에 펼쳐질 포스트시즌 경기를 위해서다. 경기가 열릴 장소는 비행 거리가 1만 7000km이며 21.5시간이 걸리는 호주의 멜버른이다. 구단의 중요한 수입원이 될 수 있는 친선전에 선수들이 동원된 셈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1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펼쳐지는 토트넘과 뉴캐슬의 경기에 대해 손흥민의 얼굴 사진을 내걸며 "탐욕스러운 돈벌이 계획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매체는 "프리미어리그 두 클럽은 시즌을 마치자마자 호주에서 열리는 수익성 높은 친선 경기를 위해 곧바로 세계로 날아가 선수들을 불필요한 극한으로 몰아 넣었다"고 지적했다.
호주는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고국이다. 당연히 최고 리그에서 활약 중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인기가 높다. 더불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속해 있는 만큼 아시아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손흥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 매체는 "축구 팬들에게는 끊임 없는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시즌이 시작하는 리듬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타버린 희망과 꺼져가는 꿈에 다시 불을 붙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토트넘과 뉴캐슬은 시즌 종료 사흘 후 멜버른에서 열릴 의미 없는 친선전을 위해 월요일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면서 "때문에 축구가 언제쯤 멈추게 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선수 휴식이 담보되지 않은 일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팬들은 적어도 축구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스포츠 기자들 역시 휴가를 예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일정에 묶여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시즌을 마무리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비행기에 오르는 선수들을 조명했다. "손흥민은 카메라를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고, 제임스 매디슨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가방을 들고 허둥지둥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가자'라고 외쳤다. 데얀 쿨루셉스키는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고 묘사했다.
비판의 강도는 높았다. 이 매체는 "탐욕이라는 단어 외에는 다른 표현이 없다. 토트넘은 연간 5억 5000만 파운드(약 9524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뉴캐슬은 석유가 풍부한 걸프만 국가가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두 구단 모두 더 많은 돈을 벌고, 글로벌 브랜드를 강화하고, 수익과 지속 가능성 수치를 부풀리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선수들을 지구 끝까지 밀어붙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비아냥댔다.
실제 각국 대표팀은 유로 2024, 코파 아메리카 등을 앞두고 다음 주부터 소집에 들어간다. 토트넘과 뉴캐슬 소속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휴식이나 가족, 친구들을 만날 시간이 거의 없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유럽대항전에 나선 뉴캐슬은 이번 시즌 41경기를 치른 토트넘보다 많은 51경기를 치른 상태다.
이번 시즌 선수들의 복지를 보호하는 문제에 대해 가장 적극적이었던 이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호주 투어에 찬성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이 매체는 수익 증대를 위해 챔피언스리그를 확장하려는 유럽축구연맹(UEFA)등을 예로 들면서 "축구계에서는 돈이 화두가 되고 있다. 당장 축구 선수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쥐어짜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