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22)이 타자로 새로운 출발을 한다.
장재영은 2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리는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시속 150km를 가볍게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향후 키움 선발진을 이끌 에이스로 성장이 기대됐다. 신인 계약금은 9억원으로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를 기록하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 3시즌 동안 장재영은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통산 56경기(103⅓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에는 3선발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고 지난 1일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에 등판했지만 또 다시 손저림 증세 때문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장재영은 구단과 논의 끝에 팔꿈치 수술이 아닌 재활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지만 고심 끝에 단순히 투수로 재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로 전향에 도전하기로 했다. 장재영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단장님과 면담을 하면서 타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전에도 고민이 많았다. 단장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단장님이 말씀해주신 것과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 맞았던 것이 있어서 그때 결정을 내렸다"라고 타자 전향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덕수고 시절부터 장재영은 타자로도 상당한 경기에 나섰다. 사실 고등학교 성적만 본다면 투수보다는 오히려 타자쪽 성적이 좋았다. 장재영은 타자로 고교통산 33경기 타율 3할6푼(75타수 27안타) 3홈런 26타점 OPS 1.142을 기록했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타율 3할(30타수 9안타) 6타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단장님을 뵈러 가면서 그날까지도 고민이 많았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고등학교 때 타격을 잘하기는 했지만 고등학교 투수 공과 프로투수 공은 다르다. 내가 투수로서의 장점은 확고하지만 야수로서의 장점은 확고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프로에서 투수를 한 것이다. 하지만 매 시즌을 보내면서 투수로서의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너무 많이 보였다. 그 단점을 내가 노력으로 메꿀 수 없다는 것을 조금 느꼈을 때 야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9일 인터뷰에서 "아깝다. 150km 이상을 던지는 재능을 아무나 타고 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신인 때 모습을 보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하기를 바랐다"라며 장재영의 투수를 포기한 것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재영은 "나 역시 아깝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 재능이 아무에게나 가는 것이 아니란 점을 잘 안다. 그럼에도 야수를 선택한 것은 그 만큼 정말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큰 무기를 내려놓았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아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아쉬움보다 내가 정말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자기객관화가 더 컸다. 지난 3년 동안 투수로 정말 단점이 많이 보였고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 정말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그 결과를 야구장에서 보여드리지 못하는 모습에 정말 힘들었다. 투수를 포기한 것에 후회는 없다. 지금은 앞으로도 투수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투타겸업을 준비한 장재영은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도 상당히 소화했지만 공식경기에서 타자로 출전한 것은 시범경기에서 2경기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잠재력은 분명히 있지만 프로무대에서 타격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장재영은 "사실 아직 연습량이 많지 않아서 나도 오늘 당장 결과를 내겠다는 생각은 크지 않다. 이렇게 빨리 경기에 내보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지금은 적응하는 단계다. 최대한 잘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타석에 나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스트라이크를 구분하고 칠 수 있는 공에 타이밍 맞춰서 나가는 것 등에 포커스를 맞출 생각이다"라고 이날 경기에 나가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100번 넘게 하고 싶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모습을 이제 야수로 보답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할 것이다. 항상 전력질주하고 쉽게 죽지 않는 타자가 되도록 열심히 잘 준비하겠다"라고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