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어깨 수술로 시즌 아웃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즌 첫 4연승을 질주했다. 이정후가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샌프란시스코는 2연승만 5번 있었을 뿐, 3연승도 없었는데 4연승으로 급반등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를 4-1로 승리하며 3연전을 싹쓸이했다. 앞서 16일 LA 다저스전부터 최근 4연승을 달린 샌프란시스코는 23승25패(승률 .479)를 마크, 내셔너리그(NL) 서부지구 3위이자 와일드카드 4위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주전 중견수 이정후가 1회 수비 중 펜스에 부딪쳐 왼쪽 어깨를 다치며 이탈했다. 하지만 당시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6-5 끝내기로 승리하더니 7경기 5승2패(승률 .714)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정후가 빠지마자마 팀이 살아난 상황이 공교롭긴 하다. 하지만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37경기 타율 2할6푼2리(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0볼넷 13삼진 출루율 .310 장타율 .331 OPS .641로 눈에 확 띄진 않아도 마이너스 전력은 아니었다.
이정후가 빠져서가 아니라 침체됐던 팀 타선 전체의 사이클이 올라온 영향이 크다. 최근 7경기에서 두 번의 두 자릿수 득점 포함 평균 6.3득점을 폭발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이 기간 팀 타율 전체 4위(.288), 출루율 2위(.367), 장타율 5위(.464), OPS 3위(.830)에 랭크돼 있다.
같은 기간 FA 영입한 3루수 맷 채프먼이 타율 4할(25타수 10안타) 9타점 OPS 1.116으로 살아났고, 이정후가 빠진 뒤 1번 리드오프로 들어간 외야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도 타율 2할7푼6리(32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 OPS .792로 회복세를 보였다. 18일 콜로라도전부터는 ‘거포’ 호르헤 솔레어가 1번 타순에서 3경기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2타점 1볼넷 OPS .762로 활약 중이다.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외야의 신예들이 폭발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뿐만 아니라 마이클 콘포토(햄스트링), 오스틴 슬레이터(뇌진탕)도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있다.
이정후가 부상을 당한 날 콜업된 뒤 다음날부터 선발 중견수로 나서고 있는 베네수엘라 출신 22세 유망주 루이스 마토스가 올해 8경기 타율 3할3푼3리(30타수 10안타) 2홈런 17타점 OPS .967로 펄펄 날고 있다. 지난 18~19일 콜로라도전에선 각각 5타점, 6타점으로 이틀간 11타점을 폭발하는 결정력을 보였다. 펜스 앞 슈퍼 캐치도 두 차례나 펼쳤다.
여기에 푸에르코티로 출신 25세 유망주 엘리엇 라모스도 올해 11경기 타율 2할9푼3리(41타수 12안타) 1홈런 8타점 OPS .780으로 잠재력을 터뜨릴 기세. 20일 콜로라도전에서 6회 쐐기 솔로포로 시즌 첫 홈런 손맛을 봤다. KBO리그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콜업된 유격수 23세 유격수 마르코 루시아노도 4경기 타율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1타점 OPS .929로 하위 타순에서 힘을 불어넣고 있다.
젊은 야수들이 활력을 불어넣는 가운데 최근 4연승 기간 선발 3승으로 로테이션도 안정적으로 굴러간다. 에이스 로건 웹(10경기 4승4패 ERA 3.03)이 초반 부진을 딛고 살아났고, FA 영입한 조던 힉스(10경기 4승1패 ERA 2.38)가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좌완 유망주 카일 해리슨(10경기 4승1패 ERA 3.60)도 순조롭게 적응해가고 있는 가운데 불펜에선 최장신(211cm) 투수 션 젤리(11경기 1승1패3홀드 ERA 2.65)가 커터를 앞세워 필승조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