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은 올해 구단이 작정하고 영입한 거포 타자다. 지난해 1순위로 영입하려고 했던 타자였을 정도로 NC는 데이비슨의 파워에 매료됐고 1년이 지난 뒤에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데이비슨은 기대대로 팀에 부족했던 장타력을 채워주고 있다. 박건우 손아섭 박민우 등 현역 선수 통산 타율 1~3위에 나란히 올라 있는 소총부대 중심의 타선의 위력을 배가시켜주는 역할을 데이비슨이 해야 했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듯 하다.
4월 중순, 수비 과정에서 상대 주자와 충돌하면서 왼쪽 팔꿈치 근육 미세손상 진단을 받으면서 열흘 가량 이탈했지만 건강하게 돌아온 것을 빼면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38경기 타율 2할8푼6리(147타수 42안타) 10홈런 32타점 OPS .920의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팀 내 최다 홈런, 최다 타점을 기록 중이고 득점권 타율도 2할9푼4리로 특출나지는 않지만 시즌 타율보다는 높다. 4번 타자로서 묵직하게 중심을 잘 잡아준다고도 볼 수 있다.
구단 안팎에서의 적응력도 뛰어난 편이다. 지난 17~18일 창원 KIA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쳐내면서 단숨에 9,10호 홈런을 때려낸 데이비슨이다. 자신이 출장한 37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이는 구단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인 에릭 테임즈보다 빠른 수치다. 테임즈는 45경기 만에 10홈런을 기록했다.
팔꿈치 부상 등으로 제외됐음에도 데이비슨의 파워는 녹슬지 않았다. 현재 31홈런 페이스. 강인권 감독은 데이비슨을 보면서 과거 프로야구 최초 외국인 정규시즌 MVP였던 타이론 우즈를 떠올린 바 있다. 그는 “그동안 내가 본 타자 중에 장타나 파괴력이 가장 좋고 가장 멀리 치는 타자는 우즈였다. 우즈가 연습 때나 경기 때 비거리가 엄청났다”라면서 “제가 봤을 때는 데이비슨도 우즈 못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을 향해 가는 시점, 강인권 감독은 데이비슨의 무언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금의 활약상, 적응력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강인권 감독은 데이비슨이 조금 더 팀에 기여할 수 있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 중이다. 강 감독은 이 지점을 콕 찝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데이비슨과 따로 대화를 나눌 계획을 갖고 있는 건 분명하다. 불만족스럽다기 보다는 데이비슨이 해줄 수 있는 역할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강 감독은 “타율이나 정확도는 지금 2할8푼~2할9푼 정도면 충분하다. 타율은 우리의 기대치는 아니었다. 장타 생산에 대해서 더 많은 기대를 했다”라면서 “본인 스스로 팀에 도움을 더 줬으면 하는 생각들이 큰 것 같다. 연구도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한다. 스윙 폼 변화도 체크하고 영상도 지켜본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하나가 있다. 결과가 안 나왔을 때 스스로 실망하는 모습들이 많은 것 같다. 심리적인 부분, 기술적인 부분 모두 대화를 한 번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느꼈다”라고 말했다.
과연 강인권 감독은 데이비슨에게 무엇을 더 주문하고 더 바라는 것일까. 그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