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배구가 드디어 이겼다. 1070일 만에 거둔 승리로 30연패 사슬을 끊었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지휘하는 세계 랭킹 43위 한국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랑지뉴 체육관에서 치러진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세계 랭킹 13위 태국과의 1주 차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19, 23-25, 25-16, 25-18)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3연패 끝에 첫 승을 따낸 한국은 VNL 30연패 늪에서 마침내 탈출했다. 지난 2021년 6월15일 대회 3주 차 마지막 경기 캐나다전 승리 이후 1070일(2년11개월10일) 만에 거둔 VNL 승리였다.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팀을 이끌고, 김연경과 양효진이 건재할 때였다.
이후 2021년 3연패를 시작으로 한국여자배구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 체제에서 세대 교체에 나섰지만 미진했다. 2022~2023년 2년 연속 승점을 1점도 따내지 못한 채 12전 전패로 27연패 수모를 당했다. 세자르 감독이 물러나고 지난 3월 부임한 모랄레스 감독 체제에서도 3연패를 추가했지만 이날 마침내 이겼다.
모랄레스 감독의 부임 첫 승이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승리였다.
1세트부터 정지윤이 블로킹 1개 포함 5점을 올리면서 25-19로 기선 제압한 한국은 2세트를 접전 끝에 23-25로 내줬지만 3세트를 25-16으로 압도했다.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 1개씩 기록한 정지윤과 강소휘, 이주아가 나란히 5점씩 냈다.
마지막이 된 4세트에는 강소휘가 서브 에이스 1개 포함 7점을 몰아치며 경기를 끝냈다. 강소휘가 양 팀 통틀어 최다 22점을 폭발했고, 정지윤과 박정아가 16점씩 올리며 승리를 뒷받침했다. 이주아는 블로킹 5개 포함 11점으로 높이를 발휘했다. 이다현도 블로킹 2개에 8점으로 힘을 보탰다.
한국은 블로킹 싸움에서 12-8로 우위를 점했고, 범실 관리도 잘 이뤄졌다. 이날 한국이 범실 13개를 범한 사이 태국은 25개로 두 배 가까이 많았다.
1주 차 일정을 마무리한 한국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으로 넘어가 30일부터 2주 차 경기를 시작한다. 30일 불가리아, 31일 폴란드, 6월2일 튀르키예, 3일 캐나다와 일정이 예정돼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