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의 거포 1루수 피트 알론소(30)가 지난해 6월 7년 1억5800만 달러(약 2142억원) 연장 계약을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메츠가 지난해 6월 알론소와 연장 계약을 위해 그의 당시 에이전시였던 에이펙스 베이스볼을 통해 7년 1억5800만 달러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FA까지 1년 반이 남은 시기였다.
당시 빌리 에플러 단장 체제였던 메츠는 지난 2022년 시즌 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8년 1억68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거포 1루수 맷 올슨을 기준점으로 삼았다. 올슨은 FA까지 2년을 남겨둔 시점에 계약했다. 메츠는 알론소에게 올슨보다 총액은 적지만 연평균 금액을 늘린 조건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알론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결렬됐고, 메츠는 7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시카고 컵스와 테이블을 차리기도 했다. 하지만 트레이드는 이뤄지지 않았고, 시즌 뒤 부임한 데이비드 스턴스 야구운영사장 체제에서 알론소는 트레이드 대상에서 제외됐다. 새로 들어온 스턴스 사장이 팀 내 인기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는 후문.
스턴스 사장은 물론 스티브 코헨 메츠 구단주도 알론소와 연장 계약에 열려있지만 중대 변수가 생겼다. 지난해 말 알론소가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은 것이다. FA가 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큰 마음을 먹고 준비한 올 시즌이지만 19일까지 45경기 타율 2할3푼(174타수 40안타) 10홈런 23타점 17볼넷 37삼진 출루율 .308 장타율 .454 OPS .762에 그치고 있다.
홈런 10개로 여전히 장타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출루율, 장타율, OPS 등 주요 비율 기록이 모두 커리어 로우 수치를 찍고 있다. 5월 들어 16경기 타율 2할2푼2리(63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 OPS .692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금 성적이라면 지난해 거부한 7년 1억58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
에이전트 보라스는 “꾸준하게 40홈런을 칠 수 있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내야 수비까지 소화할 수 있는 중심타자는 향후 몇 년간 FA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전성기 나이에 엘리트 수준의 생산성과 내구성을 갖춘 선수는 대부분의 팀에서 볼 수 없다. 뉴욕에서 검증된 선수이기도 하다”고 홍보했다.
보라스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190cm, 111kg 거구의 우타 거포 알론소는 지난 2019년 데뷔 첫 해 내셔널리그(NL) 홈런왕(53개)에 오르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올해까지 6시즌 통산 729경기 타율 2할5푼(2705타수 675안타) 202홈런 521타점 출루율 .340 장타율 .523 OPS .863을 기록하며 올스타에도 3번 뽑혔다.
2021년 37개, 2022년 40개, 2023년 46개로 꾸준히 홈런 생산 능력을 보이며 2019년부터 리그 최다 홈런을 기록 중이다. 데뷔 후 24경기밖에 결장하지 않아 출장률 96.8%로 튼튼한 몸도 갖췄다. 그러나 지난해 46홈런에도 불구하고 타율 2할1푼7리(568타수 123안타) OPS .821로 타격 생산력이 떨어졌고, 올해는 그보다 더 좋지 않다. 갈수록 공갈포로 전락하는 상황이라 선뜻 장기 계약을 안겨줄 팀이 나올지 의문이다.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가 옆에 있지만 구단들은 더 이상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지난겨울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3년 8000만 달러), 블레이크 스넬(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2년 6200만 달러), 맷 채프먼(샌프란시스코·3년 5400만 달러), 조던 몽고메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1년 2500만 달러) 등 대형 FA 선수들이 줄줄이 찬밥 대우를 받으며 기대에 한참 못 미친 계약을 해야 했다. 알론소도 남은 시즌 눈에 띄는 반등을 하지 못하면 같은 길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