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서 뛰고 있는 배지환(25)이 리그 타율, 출루율 1위로 우뚝 섰다.
배지환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빅토리필드에서 치러진 톨레도 머드헨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와의 트리플A 홈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1회 선두타자 홈런 포함 6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16-10 대승을 이끌었다.
1회 첫 타석부터 톨레도 우완 선발 타이 매든의 3구째 한가운데 몰린 시속 93.6마일(150.6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월 솔로포로 포문을 열었다. 타구 속도 107마일(172.2km), 비거리 441피트(134.4m), 발사각 25도로 측정된 시즌 4호 홈런.
2회 2사 만루에선 매든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뜨린 배지환은 4회 좌완 앤드류 바스케스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8회에는 투수로 올라온 내야수 라일리 언로의 초구 시속 51.7마일(83.2km) 느린 공을 받아쳐 중견수 방면 2루타로 장식했다.
이날까지 배지환은 트리플A 시즌 25경기 타율 3할6푼6리(93타수 34안타) 4홈런 14타점 22득점 19볼넷 32삼진 7도루 출루율 .478 장타율 .559 OPS 1.037을 기록 중이다. 인터내셔널리그(IL) 타율, 출루율 1위, OPS 6위.
이 정도 성적이면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는 게 당연한데 아직 피츠버그의 부름이 없다. 21승26패(승률 .447)로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3위에 머물러 있는 피츠버그는 팀 타율 26위(.225), OPS 28위(.651)로 처진 타선이 약점이다. 도루도 23위(22개)로 기동력이 떨어진다.
배지환의 주 포지션인 2루수, 중견수 포지션의 경쟁력도 무척 약하다. 올해 피츠버그 주전으로 뛰고 있는 2루수 재러드 트리올로는 42경기 타율 2할4리(147타수 30안타) 2홈런 15타점 OPS .550, 중견수 마이클 A. 테일러는 38경기 타율 2할1푼6리(111타수 24안타) 1홈런 OPS .544로 부진하다.
이렇게 야수층이 약한데 피츠버그는 계속 배지환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11~12일 닉 곤잘레스, 알리카 윌리엄스를 콜업하며 배지환을 부르지 않았다. 백업 내야수로 뛰고 있는 윌리엄스(20경기 타율 .232 무홈런 2타점 OPS .580), 곤잘레스(9경기 타율 .233 2홈런 6타점 OPS .717)도 이렇다 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11경기 4승7패로 주춤하고 있는 피츠버그로선 변화가 필요한 타이밍이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은 거물 신인 투수 폴 스킨스를 지난 12일 콜업해 마운드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야수 쪽에도 활기를 불어넣어줄 선수가 필요하다. 보수적인 구단 분위기로 인해 콜업이 늦어지고 있지만 지금 성적이라면 배지환이 더 이상 외면받긴 어려워 보인다.
경북고 출신 우투좌타 배지환은 지난 2018년 3월 계약금 125만 달러에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2022년 9월 역대 26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된 배지환은 지난해 개막 로스터에 들어 111경기 타율 2할3푼1리(334타수 77안타) 2홈런 32타점 54득점 30볼넷 92삼진 24도루 출루율 .296 장타율 .311 OPS .607을 기록했다. 2루수(64경기 56선발 465⅓이닝), 중견수(62경기 33선발 336⅔이닝), 유격수(3경기 3선발 24이닝) 등 내외야 3개 포지션을 넘나들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