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1호 방출 외국인 선수인 우완 투수 로버트 더거(29)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더거가 오클랜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루키팀 ACL 애슬레틱스에 배정된 더거는 이곳에서 몸을 만든 뒤 실전 경기에 맞춰 다음 레벨 팀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MLBTR은 ‘더거가 KBO에서 짧은 실패의 시간을 보내고 북미 야구로 돌아온다. 오프시즌 SSG 랜더스와 1년 75만 달러에 계약한 더거는 4월말 방출되기 전까지 6번의 선발등판에서 22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2.71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더거의 최근 퍼시픽코스트리그(PCL)에서 성적을 보면 오클랜드 선발진에 뎁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트리플A에서 146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는데 매우 타자 친화적인 리그에서 돋보이는 수치였다’고 반등 가능성을 기대했다.
이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마이애미 말린스, 시애틀 매리너스,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86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7.17을 기록한 더거는 메이저리그 4시즌을 뛴 베테랑이다. 강속구를 던지거나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는 아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최근 3시즌 동안 볼넷 비율이 상당히 낮았다’고 설명했다.
더거는 올해 KBO리그 SSG에서 6경기(22⅔이닝)에 나와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2.71 탈삼진 18개로 크게 부진했다. WHIP 2.07, 피안타율 3할6푼6리로 최악이었다. 시범경기 때부터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5.68로 불안감을 키웠는데 결국 시즌 1호 방출 외국인 선수가 되고 말았다.
지난해 트리플A PCL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143개)를 차지한 더거는 국내 여러 팀이 관심을 가진 투수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특급은 아니더라도 안정성 있는 유형으로 평가됐는데 예상 외로 크게 실패했다.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이 ABS 존에 맞지 않은 영향인지 가운데로 밀어넣다 타자들에게 집중 공략을 당했다.
지난달 6일 창원 NC전에선 3이닝 12피안타 4볼넷 3사구 4탈삼진 14실점(13자책)으로 난타를 당하기도 했다. 1회부터 9실점을 내주더니 2회 3실점, 3회 2실점을 추가로 허용하며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 불명예를 썼다. 당시 덕아웃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혀 안쓰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에도 반등을 하지 못한 더거는 지난달 24일 사직 롯데전이 고별전이 됐다. 이날 2⅔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7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는 과정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여 태도 논란까지 불거졌다.
한편 오클랜드는 조 보일(허리), 폴 블랙번(중족골), 알렉스 우드(어깨) 등 선발투수 3명이 줄줄이 부상을 당해 투수가 부족하다. 2020~2021년 KBO리그 KIA 타이거즈 출신 애런 브룩스가 콜업돼 지난 1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선발(7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 패전)로 나서기도 했다. 더거도 보험용 선발로 마이너리그에서 대기할 전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