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인 정형돈의 일침 이후 연예계 기러기 아빠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어떤 스타들이 가족과 떨어져 따로 또 같이 살고 있을까.
정형돈은 최근 아내 한유라의 유튜브 채널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 영상에서 딸이 손가락으로 'X'를 만들어 보이며 악플을 달지 말아 달라고 말했던 상황. 정형돈이 아내와 두 딸을 하와이에 유학 보내고 홀로 생활하는 기러기 아빠인 것을 두고, 오랜 시간 한유라를 향한 악플이 도를 넘었던 터다. 이에 딸까지 속상함을 토로하자 정형돈이 참았던 속앓이를 고백한 것이었다.
장문의 글에서 그는 "데뷔 23년만에 댓글남겨 보기는 처음"이라고 운을 떼며 "첫째, 저 불쌍하게 살고 있지 않다. 왜? 도대체 왜! 불쌍하게 보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밑에 댓글쓰신 분들 보니까 제 몸과 마음이 안좋은데 뭐 그런 얘기들이 많던데 저 오늘내일 하는 사람아니고 나름 몸도 마음도 여느 40대 중반답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둘째, 저희 잘 살고 있다. 보통의 다른 가정처럼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고 세상사는 사람들처럼 살고 있다. 너무 걱정않으셔도 된다"라며 "셋째, 자식이 없을땐 몰랐는데 애들을 키우다 보니 아무래도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에 신경을 쓰게 되더라. 아빠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아빠가 뭐하는지도 좀 찾아보고 하다 보면 안 좋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다는 걸 알게되고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글도 보게 되면 아직 성장 중인 아이들의 마음에 흉도 좀 지고 그럴 거다. 뭐 그러면서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배워가는 거겠지만"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형돈은 아내 한유라에 대해 "넷째, 저희 유라 누구보다도 저희 가족의 중심이고 든든한 저의 지원군이다. 관심 감사하다. 그리고 저 불쌍하게 살고 있지 않고 저희 나름 세상의 모든 분들처럼 세상과 어울려서 잘 살아 갈려고 하는 가정이다. 아마 이와 관련되어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누군가와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을수는 있으나 그게 곧 틀림을 의미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앞으로도 열심히 잘 살겠다"라고 덧붙였다.
정형돈 외에도 다양한 스타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었다. 가수 김정민은 지난해부터 아내 루미코와 아이들은 일본에서, 본인은 한국에서 지내며 기러기 아빠로 사는 중이다. 루미코가 일본인인 데다가 두 아들이 일본에서 축구 유학을 선택했고, 김정민은 90세로 연로한 모친이 한국에서 가까이 살고 있어 반려견과 집을 지키기로 한 것이다.
다만 김정민은 아직 가족과의 떨어진 생활에 적응하는 중이었다. 이에 그는 채널A 예능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 출연해 "다 보내고 다음 날부터 너무 울적했다", "우울증인 줄 알고 병원에 가서 검진까지 받았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배우 장혁의 경우 KBS 2TV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를 통해 2년 전부터 기러기 아빠로 생활하는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과거 영화제 참석 차 뉴욕을 방문한 그는 자녀들의 견문을 넓혀주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들었고, 이에 아내와 아이들을 해외로 유학을 보낸 것이다.
특히 장혁은 지난해 12월 OSE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담담하게 이와 관련한 심경을 밝혔다. 1976년 생인 그는 "제 나이가 일반 회사원들이라면 관리직으로 넘어갈 시기"라며 "개인의 역량을 디벨롭 하기엔 굉장히 갈등이 많았다"라며 자녀들의 유학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를 털어놨다. 더불어 '기러기 아빠'로의 생활에 대해서도 "처음엔 적응이 안 됐고 공허한 부분도 있었지만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을 때 해주고 싶었다. 배우가 아닌 남자, 아빠로 40대 중반을 지나 변환점을 맞는 것을 다양하게 풀어보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배우 권상우는 아내인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 손태영과 두 아이를 미국에 유학보냈다. 권상우 역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가수 윤상의 경우 보이그룹 라이즈로 데뷔한 아들 앤톤 외에도 아내와 둘째 아들이 여전히 해외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양한 스타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가족들의 유학을 결정하고 연예계 생활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 100개의 가정에 100가지 풍경이 있듯 스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은 물론 그 가족에게도 '단란한 가정'의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일각의 시선은 과연 정당한가. 가족 구성원의 유명세로 인한 과도한 관심과 부담감이 오히려 연예인 가장으로 하여금 가족들의 해외행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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