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까?
KIA 타이거즈가 선두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2024 프로야구 광주경기에서 5-8로 무릎을 꿇고 2연패를 당했다. 여전히 2위에 1.5경기차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바람 앞에 등불이다. 공동 5위 LG와 SSG에게 불과 2.5경기차 밖에 되지 않는다. 자칫 연패에 빠지면 순위가 순식간에 내려갈 수 있다.
5월들어 흐름이 좋지 않다. 10경기에서 4승6패로 뒷걸음했다. 6패 가운데 역전패가 4번이나 된다. 리드를 잡고 추격을 허용했다. 불펜이 흔들렸고 리그 최강의 타선의 응집력이 부쩍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리드를 잡고도 잦은 실책으로 승기를 헌납하는 장면들이 잦아지고 있다. 실책이 무러 47개로 압도적인 1위이다. 경기당 1개가 넘는다.
지난 13일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이 대표적이다. 3루수 김도영이 1회 실책으로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또 7회도 강타구를 잡지 못하는 실책으로 동점에 역전까지 허용했다. 1차전을 잡은데다 6-3까지 리드를 잡아 독식을 기대하게 만들었으나 실책으로 승기를 내주었다.
앞선 2일 광주 KT전도 마찬가지였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6실점했다. 그런데 모두 비자책이었다. 투수와 야수들의 5실책이 터졌다. 3-0 리드를 잡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허술한 수비로 내주었다. 네일은 등판할 때마다 비슷한 수비 실책이 나와 3경기째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선두의 힘이었던 불펜 야구도 흔들리고 있다. 개막 초반 마무리 정해영을 정점으로 전상현 최지민 장현식 곽도규까지 5명의 필승조가 위력을 떨치며 뒷문을 단단히 메웠다. 한때 평균자책점 0.00을 유지할 정도로 강력했다. 그러나 선발투수들의 이닝소화력이 신통치 않았고 임기영과 이의리, 윌 크로우의 부상 이탈이 생기면서 부하가 고스란히 불펜으로 전가됐다.
불펜투수들이 중반부터 잦은 등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팽팽한 흐름에서 정점 실점이 잦아지면서 균열이 생겼다. 전상현은 갑자기 무너지는 경기가 생기며 평균자책점 6.61까지 치솟았다. 잘 던지던 최지민도 9일 대구 삼성전에서 3실점으로 승기를 내주기도 했다. 장현식도 실점 경기가 많아져 ERA 4.50으로 높아졌다.
KIA는 선발진 가운데 이의리와 윌 크로우가 빠졌는데도 5월 선발 ERA 2.26(2위)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불펜 ERA 5.70으로 6위에 내려앉았다. 필승조의 핵이었던 전상현은 갑작스럽게 체중이 빠진데다 타구에 정강이를 맞는 등 악재를 당했다. 150km 공을 뿌리며 등장한 우완 김도현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주춤했다. 여기에 타선까지도 기세가 누그러지면서 위험징후들이 동시다발로 나타나고 있다.
승패 흑자가 9개로 줄었지만 아직은 여유가 있다. 마운드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의리와 임기영이 복귀하는 다음주까지 버티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불펜이 안정되어야 역전패를 막을 수 있다. 타선은 언제든 살아날 수 있고 수비도 서두르지 않는 플레이를 하면 안정감을 찾을 수는 있다. 이 감독이 첫번째로 찾아온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도 주목받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