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그날’ 낙하산 MC 등 외압 의혹에 대해 KBS PD들이 목소리를 냈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에서 KBS PD 협회가 ‘역사저널 그날 낙하산 MC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훈석 언론노조 KBS 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은 “제작진에게 항명이다, 명령 불복종이라고 하며 협박 위협을 하고 있어 설명드리기 위해 내가 나왔다. 제작진은 3주 넘게 프로그램 살리려고 조용히 투쟁해왔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드는 의문은 누가 무슨 이유로 조수빈을 꽂았냐는 거다. 누구의 부탁, 청탁, 지시였나.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너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22년차 PD인데, 각종 외압부터 MC 교체, 아이템 변경은 많이 겪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독특함이 많다. 보통 특집 프로그램이나 레귤러 코너로 하지 유명한 프로그램은 부담스러워서 하지 않는다. ‘역사저널 그날’은 10년 넘게 이어오면서 논란이 없었다. 400회 동안 정치적 이슈로 심의를 받은 적 없는 프로그램이다. 논란을 삼지 않기 위해 내부 구호가 ‘논란 제로’였다고 한다. 그렇게 조심스러운 프로그램이다. 갑자기 녹화 근무 3일 전에 MC를 바꾸라고 했다. 교체하려면 최소한 한달 전에는 이야기한다. 3일 전에 안되는 건 상식적이다. 그리고 이유가 없다. 유명 배우와 조수빈의 차이는 다 아실 거라 생각한다. 왜 최소한의 이유도 밝히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말도 안되는 지시에도 이유는 있었지만 이번엔 조직의 기강이라고만 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본부장을 제외한 모든 간부, 모든 PD가 조수빈이 들어온 걸 반대한다. 부장, CP, 국장까지 이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정도면 철회를 하는데 누구의 지시가 있고 명령이 있기에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며 “그리고 납득이 안되는 건 조수빈이 출연하지 않겠다는 거다. 그러면 안하면 되는데 그 사람이 안 한다고 프로그램을 폐지 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다보니 계속 의문이 든다. 제작진, 국장 등 고위간부가 편지를 쓰고 면담하고 읍소하는데도 왜 고위직들은 이런 무리수를 두냐. 누가 그 분을 밀어 넣은 건지, 그 분은 누구의 부탁을 받고 이러는건지 의문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역사저널 그날’은 2013년 첫 방송된 뒤 지난 2월 종영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재정비 후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마친 상태에서 사측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미디어 특위 위원 등을 지낸 전 KBS 아나운서 조수빈을 낙하산 MC로 밀어붙이려다 무산되자 방송을 폐지키로 했다.
조수빈의 소속사는 “진행자 섭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 또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선정과 관련해 KBS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무엇보다 해당 보도에서 조수빈을 ‘낙하산’이라는 표현과 함께 특정 시각에 맞춰 편향성과 연결 지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