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 똥군기, 이제는 없어졌을까.
지난 9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MBC 개그맨 출신 무속인 김주연이 출연해 활동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김주연은 “선배 명령이 없으면 밥도 못 먹는다. 선배가 나가면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야 한다. 하루 종일 벽만 보고 앉아 있는 것” 등 개그계 군기를 폭로했다.
KBS 출신 박나래는 김주연과 데뷔 동기라며 “말도 안되는 규율들이 많았다. 우린 1년 동안 여의도에서 구두, 귀걸이 착용 금지였다. 그럼 여의도 사는 사람은 1년 내내 아무 것도 못하는 거냐”라며 “치장하지 말고 개그에 집중하라는 뜻인데 말도 안되는 악습이었다. 지금은 없어졌다. 거의 20년 전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허경환도 개그계 군기 문화를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라디오스타’에서 자신이 희극인실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였다면서 “단체 생활을 많이 안 해봤는데 다같이 밥을 먹으러 가서 저도 모르게 다리를 꼬았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었다. 첫날엔 군대처럼 서있어야 했다. 그 분이 군기반장이었는데 난리가 났다”며 “초반에 찍히면 답도 없어서 개그계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김원효가 구세주였다. 개념 없기로는 유명한데 착하다. 회의를 하는데 껌을 씹고 와서 선배가 지적하니 껌을 나눠주더라. 중요한 건 아픔을 나눠야 한다고, 나눠서 지니 편하더라”고 말했다.
박명수 또한 한 웹예능에서 “나는 코미디언 공채 출신이다. 당시 선후배 사이의 기강이 존재해 못 살게 굴고 심지어는 때리기까지 했다. 나는 때린 적은 없지만 맞은 적은 있다. 코미디언실에 갔는데 인사를 성의 없이 했다고 주먹으로 배를 맞았다”고 밝혔다.
최근 개그계에는 똥군기 문화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활한 ‘개그콘서트’에 합류한 개그맨들은 군기 문화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개그맨 군기가 엄청 심하다고 하는데 무대를 하는 건 처음이지만 그런 게 없다. 같이 있어서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선배님들이 노력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히려 31기 공채 개그맨 방주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하이픽션’의 ‘똥군기’ 시리즈를 차용해 ‘조선 스케치’ 코너를 선보이며 과거 군기 문화를 풍자하기도 했다.
김병만은 똥군기 논란의 가해자로 지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한 웹예능에서 “내가 그래도 똥오줌은 가릴 줄 아는 사람”, “그 당시 엄한 선배이긴 했지만 흉악범은 아니었다. 군기라는 이야기가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는 게 속상하다”고 말했고, 이승윤은 김병만에 대해 “대한민국 개그맨 중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문제는 열심히 하는 만큼 성격은 XX맞다.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수틀리면”이라고 해명해줬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