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꺾은 ‘신태용 매직’도 인도네시아를 파리올림픽으로 이끌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인도네시아 U23 남자축구대표팀은 10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클레르퐁텐에서 개최된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플레이오프’에서 아프리카 4위 기니에게 0-1로 졌다.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이후 68년 만에 올림픽 본선진출에 도전했던 인도네시아의 꿈은 무산됐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중 강력하게 항의하다 퇴장까지 당했다.
실력이 베일에 가려진 기니는 예상보다 강한 상대였다. 기니가 시종일관 거세게 인도네시아를 몰아세웠다. 인도네시아는 수비에 급급했다.
결국 기니가 전반 28분 역습 상황에서 결정적 파울을 유도했다. 박스 안에서 인니 선수가 거친 태클을 걸었다.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공격수 모리바가 오른발로 강하게 정면을 향해 때려서 선제골을 넣었다. 기니는 첫 골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몰아붙였다. 전반 33분 기니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간발의 차이로 골대를 벗어났다.
인도네시아는 후반전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27분 박스 안에서 12번 공격수 바를 막던 수비수 데완가가 무리한 태클을 걸었다. 주심이 곧바로 두 번째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에 강력하게 항의하던 신태용 감독이 옐로카드 두 장을 연속으로 받고 퇴장을 당했다. 결국 신 감독은 관중석으로 쫓겨났다. 인니에게 올림픽 출전은 잡지 못한 꿈이었다.
한국은 더 할말이 없다. 8강전서 인도네시아에게 밀린 끝에 연장전까지 2-2로 비겼다. 승부차기서 한국은 10-11로 밀려서 탈락했다. 세 골을 넣은 공격수 이영준은 쓸데없는 파울로 퇴장을 당했다. 숫자에서 밀린 한국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졌다.
단순히 해외파가 안나와서, 운이 없어서 진 경기가 아니었다. 한국은 전술적으로 인니에게 끌려다닌 끝에 실력에서 졌다. 이제 동남아 팀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수준이 된 것이다.
비록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지만 신태용 감독은 인니축구를 한단계 끌어올렸다. 인니축구협회가 신 감독을 믿고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림픽에 가지 못했지만 인니팬들은 “신태용”을 연호했다.
반면 황선홍 감독은 8강 탈락 후 “지금의 시스템은 안된다”면서 대한축구협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이 장기적인 큰그림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단기간 대회를 준비하는 시스템은 더이상 아시아권에서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시아 8강에서 탈락한 것이 지금 한국축구의 현주소다. 신태용 감독은 그것을 깨닫게 해줬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