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의 괴물 같은 타격에 같은 팀원이 된 클레이튼 커쇼(36)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LA 에인절스 시절 타자 오타니를 11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꽁꽁 묶었던 ‘사이영상 3회 대투수’ 커쇼도 그의 타격 재능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다.
오타니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11호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 2도루로 맹활약하며 다저스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13경기에서 홈런 7개를 몰아치며 이 부문 양대리그 전체 단독 1위로 올라섰다. 5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부터 3경기 연속 홈런 4개를 폭발한 오타니는 올 시즌 36경기 타율 3할7푼(146타수 54안타) 11홈런 27타점 31득점 9도루 출루율 .434 장타율 .705 OPS 1.139를 기록 중이다. 홈런을 비롯해 타율, 안타, 장타율, OPS 전체 1위.
이날도 1회말 첫 타석부터 오타니의 홈런이 터졌다. 마이애미 우완 선발투수 로데리 무뇨스의 5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96.1마일(154.7km) 포심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중앙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큰 타구음과 함께 타구가 총알처럼 날아갔다. 타구 속도가 시속 107.6마일(173.2km)로 비거리 441피트(134.4m), 발사각 27도. 다저스 주관 방송사 ‘스포츠넷 LA’ 중계진은 “타구음이 산탄총처럼 들린다. 또 넘어갔다”며 감탄했다.
이 타구에 커쇼도 감탄했다. 지난해 시즌 후 왼쪽 어깨 견갑와상완 인대 및 관절낭 복구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커쇼는 이날 3루 다저스 덕아웃에서 오타니의 홈런을 지켜봤다. 이어 3회초 스포츠넷 LA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커쇼는 “이렇게 좋은 오타니의 모습은 애너하임(전 소속팀 에인절스) 시절에도 본 기억이 없다. 믿기지 않는다. 그의 타구는 정말 강력하다. 모든 타구를 엄청나게 세게 치고 있다.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 아무도 그가 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커쇼는 오타니의 홈런 타구음에 대해 “굉장히 큰 소리가 났다. 빠른 타구를 치는 선수들은 있지만 오타니처럼 꾸준하게 치는 것은 대단하다. 그의 타구는 115마일, 118마일, 120마일(약 185~193km) 속도로 나온다. 계속해서 이렇게 칠 수 있는 선수는 얼마 없다”고 치켜세웠다. 오타니는 시속 95마일(약 153Km) 이상 타구가 72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또한 커쇼는 “오타니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가 엄청난 파워를 가진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타자로서 이 정도로 뛰어난 선수인 줄은 몰랐다. 공을 고르거나 스윙을 조정하는 능력도 좋다. 보통 타자들이 안타로 만들 수 없는 공도 안타로 친다. 물론 실투도 잘 치지만 어려운 공도, 빠른 공도 잘 친다. 좌완 투수에게서도 치고,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어느 구장에서든 장외 홈런을 칠 수 있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오타니의 타격 능력을 칭찬했다.
오타니만 감탄한 게 아니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재활을 거쳐 이날 696일(1년11개월1일) 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가지며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다저스 선발투수 워커 뷸러도 “오타니는 역대 최고의 선수다. 우리 팀은 그에게 지금껏 큰돈을 번 다른 선수들보다 두 배 많은 돈을 줬다. 오타니는 왜 그런 대우를 받는지 계속해서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