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1선발 디트릭 엔스 살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 잇따라 난타를 당한 엔스의 문제점을 찾았다. 염 감독은 엔스가 주무기 커터를 던질 때,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과 달리 팔높이가 낮아진 것을 발견했다. 변화구 중에서 커터성 슬라이더 구종 가치가 높았는데, 피안타율이 높아진 원인을 찾은 것.
염 감독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엔스는 시범경기 때랑 시즌 초반에는 커터에 대한 오른손 타자들의 헛스윙 비율이 굉장히 좋았다(높았다). 좋은 공이 살아있을 때는 좋은 투수였다. 잘 할 수 있겠네 했는데, 어느 순간 커터성 슬라이더가 헛스윙 비율이 확 떨어지고 컨택이 되면서 피안타율이 확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다가 트랙맨 데이터를 보니까 슬러브인가 뭔가 던진다고 팔이 낮아졌더라. 그걸 발견해서 전력 분석팀과 얘기해서 투수 코치가 엔스에게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다시 커터의 구종 가치를 높이기 위해 팔 높이를 예전처럼 올리도록 한 것이다.
염 감독은 “(박)동원이한테도 얘기를 했더니 동원이도 초반에 커터하고 후반에 커터하고는 차이가 났다고 하더라. 자기도 봤을 때 ‘팔이 낮아지면 이게 옆으로 회전이 돼서 그런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 부분을 수정해서 다음 경기에 한번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LG와 100만 달러 계약한 엔스는 첫 5차례 선발 등판에서 4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그러나 4월 21일 SSG와 더블헤더 1차전 5이닝(94구) 8피안타 2피홈런 8실점, 4월 27일 KIA전 4이닝(105구) 8피안타 3실점, 지난 3일 두산전 5이닝(95구)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5실점(2자책)으로 잇따라 난타를 당했다. 최근 3경기에서 14이닝 16실점(13자책)이다. 3경기 평균자책점은 8.36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5점대(5.14)로 치솟았다.
새로운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익혔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투구 수만 늘어났다. 결국 염 감독은 4월말 엔스와 면담을 갖고, 체인지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스플리터를 새로 배우면서 던지기로 했다. 염 감독은 “엔스가 미국과 일본에서 계속 안 된 체인지업에 매달리는 것보다 새 구종을 던지는 것이 낫다고 봤다. 직구처럼 던지면서 제구 잡기가 다른 변화구보다는 조금 쉬운 스플리터를 던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엔스의 커터(슬라이더)에 문제점을 발견했다. 염 감독은 “커터성 슬라이더만 있더라도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 처음엔 구속을 의심했다”며 “그래도 가장 핵심 포인트를 분석해서 찾아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기대감을 좀 갖고, 다음 경기에 지켜보려고 한다. 본인도 충분히 인지했으니까”라고 말했다.
스플리터 장착, 커터 팔높이 복귀로 엔스가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염 감독은 지난 4일에는 엔스에 대해 “고민이 많다. 구단에서 (교체) 대비는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 결정을 하기 애매한 시기다. 다른 구단들도 5월말 정도에는 결정을 할 것이다. 초반부터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면 지금부터 준비에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5~6월에 외국인선수 교체가 많이 이루어진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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