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6)가 멀티히트로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지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4연패 스윕을 당했다. 타선 침체가 깊어지면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정후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지난 4일 필라델피아와의 4연전 첫 날부터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는 14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쳤다. 시즌 타율을 2할4푼4리에서 2할5푼2리(135타수 34안타)로 올린 이정후는 OPS도 .612에서 .623으로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우완 에이스 잭 휠러를 상대로 이정후가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나갔다. 3구째 시속 96.1마일(154.7km)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에 잘 들어왔지만 이정후가 배트로 잘 밀어낸 타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졌다.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의 중전 안타로 2루에 진루한 이정후는 그러나 윌머 플로레스가 유격수 병살타를 치면서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3회 좌익수 뜬공, 6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8회 필라델피아 좌완 불펜 맷 스트람에게 안타를 뽑아냈다. 2구째 몸쪽 낮게 들어온 시속 93.8마일(151.0km) 싱커를 잘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첫 타석에 이어 또 다시 빠른 공을 공략하며 강속구에 적응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루에 나간 이정후는 진루조차 하지 못했다.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나 뒤 대타 오스틴 슬레이터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이닝이 끝났다. 1-6으로 패한 샌프란시스코는 필라델피아 원정 4연전을 싹쓸이 패했다.
이날 패배로 샌프란시스코는 15승21패(승률 .417)가 되며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로 떨어졌다. 지난 1~3일 보스턴 레드삭스에 1승2패 루징시리즈를 하더니 필라델피아에 스윕을 당해 동부 원정을 1승6패로 마쳤고, 승패 마진이 -6까지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를 비롯해 현지 보도에 따르면 멜빈 감독은 경기 후 “(원정 시작 전까지) 5할 승률에 1승을 남겨놓고 있었다. 꽤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끔찍한 경기를 하고 있다. 우리는 더 나은 플레이를 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근 11경기 연속 4득점 이하로 타선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팀 타율 18위(.236), 출루율 22위(.302), 장타율 20위(.367), OPS 21위(.669)로 리그 평균에 못 미친다. 이정후(타율 .252 2홈런 7타점 OPS .623)가 적응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맷 채프먼(타율 .209 4홈런 14타점 OSP .602), 호르헤 솔레어(타율 .202 5홈런 8타점 OPS .655) 등 FA 영입 선수들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팻 버렐 샌프란시스코 타격코치는 “채프먼, 솔레어, 이정후 등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왔지만 아직 팀으로서 함께해야 할 것이 많다.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이기고 싶어 한다. 몇몇 선수들은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무리하는 모습도 보인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고 반등을 바랐다.
타율 3할4푼7리 1홈런 8타점 OPS .909로 분전 중인 웨이드 주니어는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긴박함을 가져야 할 때다.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경쟁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걸 경기에 보여줘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야구는 어렵다. 그래도 시즌은 길다. 지금은 다소 침체돼 있지만 곧 반전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부상자 속출로 상황이 썩 좋지 않다. 타율 2할7푼8리 3홈런 10타점 OPS .800으로 활약하던 주전 포수 패트릭 베일리가 지난 4일 필라델피아전에서 뇌진탕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백업 포수 톰 머피도 바로 다음 경기에서 왼쪽 무릎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솔레어도 7일 경기에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