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마이너리그에는 엄청난 괴물 투수가 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우완 폴 스킨스(22)가 그 주인공으로 지난해 최고 시속 102마일(164.2km) 강속구를 뿌리며 루이지내아주립대의 NCAA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198cm, 106kg 거구으 파이어볼러로 대학리그에서 19경기(122⅔이닝) 12승2패 평균자책점 1.69 탈삼진 209개로 압도적 성적을 냈다. 당대 최고 유망주로 2010년 워싱턴 내셔널스에 전체 1순위로 뽑힌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이후 최고의 재능을 지녔다는 평가 속에 계약금 920만 달러로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풀타임 첫 해인 올해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소속으로 폭풍 성장을 거듭 중이다.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 중인데 27⅓이닝 동안 삼진 45개를 잡아낸 구위가 압도적이다. 9이닝당 탈삼진 14.8개. 강속구 투수에겐 제구 불안이 따라붙기 마련인데 스킨스는 볼넷도 8개로 9이닝당 2.6개밖에 되지 않는다. 피안타율은 1할7푼5리.
이 정도 성적이면 당장 빅리그로 올려볼 만하다. 지명 당시부터 완성도가 높아 즉시 전력으로 평가된 스킨스이지만 피츠버그는 개막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그를 콜업하지 않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 11위(3.62)로 마운드가 그런대로 잘 굴러가는 것도 있지만 조금 더 준비해고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벤 셰링턴 피츠버그 단장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지역 라디오 ’93.7 더 팬’과의 인터뷰에서 “스킨스도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 거지’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 많은 선수들이 그런 물음을 갖는다”며 “아직 체크해야 할 부분이 더 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가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루틴인 4일 휴식 등판이었다. 셰링턴 단장은 “프로 선수로서 4일 휴식 이후 선발등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처음이기 때문에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며 “시즌이 시작된 뒤 스킨스는 거의 모든 부분을 체크했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대응하고 있다. 지금껏 마이너리그에서 봤던 선수 중 집중력이 가장 좋다. 도전을 기다리지만 않고 추구하면서 더 나아지려 노력한다”고 칭찬했다.
스킨스는 이날 버팔로 바이슨스(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와의 트리플A 경기에서 첫 4일 휴식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4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 5회 시즌 첫 홈런을 허용하며 첫 2자책점 경기로 투구 내용상 가장 좋지 않았다.
MLB.com에 따르면 스킨스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구속이 떨어졌다. 5회 윌 로버트슨에게 맞은 홈런은 올 시즌 스킨스의 포심 패스트볼 중 두 번째 느린 시속 97.9마일(157.6km)이었다. 마지막 두 타자 상대로 던진 5구 중 4구가 올해 가장 느린 패스트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 101마일(162.5km), 평균 99.3마일(159.8km)에 달한 포심 패스트볼은 위력적이었다. 96마일(154.5km)까지 나온 스플리터도 8개를 던져 3개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스킨스는 첫 4일 휴식 등판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걸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다. 5일 만에 나서는 것은 조금 다르다. 루틴을 파악하고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제구에 일관성이 조금 없었다. 경기 초반에는 좋았는데 후반에 힘이 들어갔다. 적재적소에 좋은 공을 던지는게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스킨스는 “좋지만 소음일 뿐이다. 타자들을 상대로 내가 잘하는 것을 실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모든 것이 사라진다”며 마이너리그에서 조금 더 다듬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