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면 터지는가?
KIA 타이거즈는 지난 주 유의미한 수확을 거두었다. 이범호 감독이 깜짝 놀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투수가 등장했다. 아직 만 24살이 되지 않는 우완투수 김도현의 등장이었다. 육성선수 신분에서 정식 선수로 승격하더니 1군 콜업을 받았다. 첫 등판에서 151km짜리 공을 뿌렸다.
2022시즌 도중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이름은 김이환이었다. 잠재력을 갖춘 유망주로 미래의 선발감으로 생각하고 영입했다. 한화에서 통산 6승을 거두었고 42경기에 출전했다. 2022시즌 1군 5경기에 등판하더니 시즌 후반 군입대를 결정했다. 빨리 군복무를 마치고 커리어를 이어가는게 낫겠다 싶었다.
지난 2월 전역후 팀에 복귀했다. 군에서 러닝과 웨이트로 다져진 몸이었다. 퓨처스 팀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다. 군복무도 마쳤으니 심기일전해 새롭게 프로인생에 도전하는 의식도 남달랐다. 퓨처스팀에서 불펜투수로 나서며 경쟁력 있는 볼을 던졌다. 150km짜리 공도 뿌렸다.
이 감독은 퓨처스에서 올린 영상을 보면서 계속 챙겼고 정식선수 등록시한이 열리자 곧바로 올렸다. 필승맨들이 개막과 동시에 잦은 등판을 한터라 약간 지친 기색이 있었다. 이제는 새로운 힘을 준비해야 하는데 딱 적합한 우완 김도현이 등장한 것이다. 1군 불펜에 새로운 전력으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됐다.
KIA는 최근 수 년동안 여러 건의 트레이드를 했다. 당연히 트레이드 결과를 놓고 잘잘못을 따지는 평가들도 뒤따랐다.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는 적었다. 그런데 수 년이 지나면서 새롭게 재조명되는 트레이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김도현도 2년이 지나자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당시 반대급부로 보낸 투수 이민우와 외야수 이진영은 1군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금은 주전으로 자리잡은 내외야수 이우성도 마찬가지이다. 2019년 3할타자 이명기를 보내고 미래의 거포로 영입했다. 활약하는듯 했으나 부상으로 주춤했고 수 년동안 백업선수로 뛰었다. 밑진 트레이드였으나 지금 이우성은 절대 없어서는 안되는 대체불가의 3할타자로 발돋음했다. "안데려왔으면 어쩔뻔 했냐"는 말까지 들을 정도이다.
2020년 NC에서 영입한 우완 장현식도 트레이드 직후 부진한 투구로 눈총을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홀드왕(34개)에 오르며 불펜의 핵심 선수로 활약해오고 있다. 역시 2022년 포수 김민식을 내주고 영입한 좌완 김사윤(당시 이름은 김정빈)도 현재 1군에서 불펜요원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물론 모두 웃을 수는 없었다. 김사윤과 함께 KIA 유니폼을 입은 임석진은 지난주 임의탈퇴로 은퇴했다.
그래서 변우혁의 행보도 눈길을 받는다. KIA는 2022시즌을 마치고 투수 한승혁과 장지수를 내주고 변우혁을 영입했다. 코너 거포 외야수로 키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작년 200타석의 기회를 얻어 2할2푼5리 7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개막을 2군에서 시작했고 아직 1군 콜업을 받지 못했다. 이우성과 서건창이 1루수로 나서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3할3푼3리 2홈런 12타점 6득점, OPS 0.959를 기록하며 어필중이다. 변우혁도 기다리면 터질 날이 올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