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올 시즌 히트상품은 단연 김영웅(내야수)이다.
물금고를 졸업한 뒤 2022년 삼성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영웅은 대형 내야수가 될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과 부진 속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3홈런에 그쳤다.
올해 들어 확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1차 지명 출신 내야수 이재현이 복귀하기 전까지 주전 유격수를 뛰면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이재현이 1군 무대에 복귀한 뒤 3루수로 수비 위치를 옮겨 강렬한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다.
김영웅은 5일 현재 35경기에 나서 타율 3할3리(132타수 40안타) 8홈런 22타점 20득점 3도루 OPS 0.940을 기록 중이다. 기술적인 발전은 물론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으며 마음의 여유가 생긴 덕분이다.
그는 “예전 같으면 하루 못 치면 (아쉬움이) 계속 남아 있었는데 옆에서 형들이 ‘내일 잘 하면 된다’고 다독여주셨다”면서 “잘하는 날은 잘 되고 안 되는 날은 안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홈런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0년대 후반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의 주역이었던 채태인은 “트로트는 임영웅, 야구는 김영웅 아닌가. 삼성 타자 가운데 김영웅이 가장 눈에 띈다. 같은 좌타자라 더 애착이 가는 것도 있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방망이도 시원시원하게 휘두른다. 딱 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또 “김영웅은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 있는 스윙이 가장 큰 강점이다. 아마추어 타자들도 김영웅을 보고 배워야 한다. 요즘 홈런 타자가 안 나오는 게 배트 탓이 아닌 시원시원하게 휘두르지 않고 가볍게 톡톡 치니까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5일 대구 롯데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타석에서 집중력이 좋아졌다. 현재 페이스라면 올 시즌 30홈런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웅은 데뷔 후 단 한 번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만큼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진만 감독은 “분명히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가 올 것이다. 그 시기를 잘 넘긴다면 우리가 예상했던 세부적인 기록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