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풀려도 끌고 가야한다".
한화 이글스 우완 문동주가 열흘간의 재충전 시간을 보내고 예정대로 다음 주말 1군에 복귀한다. 3년째를 맞아 선발로테이션의 기둥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갑작스러운 난조에 빠져 잠시 1군에서 빠져있다. 6경기에서 1승에 그쳤고 평균자책점 8.78의 믿기지 않는 성적이었다. 퀄리티스타트도 없었다. 올해 15승까지 기대를 모았으나 충격적인 출발이었다.
더군다나 4월 28일 두산전에서 4회도 버티지 못하고 10안타 3홈런을 맞고 9실점이라는 굴욕을 맛보았다. 입단 이후 가장 큰 시련의 시간이었다. 스피드가 올라오지 않았고 덩달아 변화구도 통하지 않았다. 최원호 감독은 심리적으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남은 선수들이 문동주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 4일 광주 KIA전이 문동주 차례였으나 불펜데이로 경기에 임했다. 2군에서 젊은 투수를 기용할 생각도 했지만 베테랑 이태양을 선발로 내세웠다. 최대 50구, 3~4이닝을 막아주기를 기대했다. 뒤에 줄줄이 불펜투수들을 대기했다. 그러나 이태양이 KIA 강타선을 막지 못했다. 6실점으로 무너졌다. 2회 1사후 장지수를 내세웠으나 또 3점을 더 주고 승기를 건넸다.
최원호 감독은 열흘을 지나면 바로 복귀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음 주말 키움과의 1차전(10일 대전)에 맞추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기일전하고 돌아오는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흔들린 투구 밸런스도 되찾을 것인지도 관심이다. 위기에서도 이닝을 끌고가며 스스로 답을 찾는 것도 관전포인트이다.
최 감독은 "열흘 안에 대단한 것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잘하고 싶은데 뜻대로 안풀리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심적으로 쫓긴다. 그 부분을 리커버리 하는 시간을 주었다. 휴식과 재충전을 통해 새로운 마음으로 등판시키려는 목적이다. 올해는 기대가 팀 안팎에서 높았다. 어린 선수는 안풀리면 스트레스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동주의 위기 극복 방법도 주문했다. "주무기가 빠른 볼이다. 현진과 페냐에게 체인지업을 배워 빈도수를 높이고 있다. 다른 특별한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현재 구종의 완성도를 높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유의 강속구 회복도 중요하다. 복귀 등판에서 빠른 볼을 구사한다면 다른 변화구도 위력이 더해진다.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흔들릴 때 무너지지 않는 자세도 주문했다. "결국은 경기에 나가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터특해야한다. 컨디션이 안좋을 때 끌고가는 방법도 알아야한다. 다양한 플랜으로 바꾸면서 안좋을 때 와르르 무너지는 일을 줄이면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