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 마음 놓인다. 제가 힘을 못쓰면 팀이 지더라. 적극적으로 임했다."
3쿼터 때 맹활약해 팀을 승리로 이끈 최준용(부산 KCC 이지스)이 한 말이다.
KCC는 3일 오후 7시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수원 KT 소닉붐과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을 치러 96-9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했다. 앞서 KCC는 원정 1차전에서 17점 차 완승을 거뒀지만, 2차전에선 4점 차로 패했다. 홈으로 자리를 옮겨 치른 3,4차전에선 모두 승전고를 울렸다.
KCC에서 최준용이 3점포 4개 포함 24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3승 1패 상황시 우승 확률은 100%(10/10회)였다.
정규리그 5위에 그쳤던 KCC는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서울 SK, 4강 PO에서 ‘정규리그 1위’ 원주 DB를 꺾는 기적을 쓰며 정규리그 5위 팀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KCC는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이날 최준용이 3쿼터에서 ‘펄펄’ 난 것이 KCC 승리에 주효했다.
4차전 전까지 최준용은 잠잠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 속 최상의 플레이를 뽐내지 못했다.
40-48로 뒤진 채 전반전을 마친 KCC는 3쿼터 때 역전에 성공했는데, 최준용 덕분이었다.
에피스톨라의 3점포로 추격을 알린 KCC는 자유투로 점수를 쌓은 뒤 허웅과 라건아의 골밑 득점을 앞세워 단숨에 54-55로 KT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이때 허웅이 천금 같은 외곽포를 꽂아 넣으며 KCC는 57-55 역전에 성공, 현장을 찾은 홈 팬들을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다. 여기에 62-6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시점에선 최준용의 외곽포까지 터졌다. 허웅과 최준용은 ‘가슴박치기’를 하며 자축했고, KT는 KCC의 흐름을 끊고자 ‘작전 타임’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분위기는 KCC의 것이었다. 에피스톨라, 그리고 최준용가 ‘또’ 3점포를 작렬했다. KCC는 3쿼터를 77-66으로 크게 앞선 채 끝냈다.
3쿼터 10분을 모두 뛴 최준용은 결정적인 3점포 2개를 포함해 8득점을 올렸다. 그가 살아나면서 KCC도 덩달아 폭발했다. 3쿼터에만 무려 37점을 올렸다. 반면 KT는 18득점에 그쳤다.
3쿼터를 지배한 KCC는 4쿼터에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으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바짝 다가가는 승리를 따냈다.
최준용은 경기 후 “이겨 마음이 놓인다”면서 “원정 5차전에선 다시 첫 경기 한단 생각으로 임하겠다”라고 운을 뗐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최준용이다. 그는 “3차전 경기 후 정규리그 포함해 모든 경기를 돌려봤다. 제가 힘을 못쓰면 팀이 진다. 아니면 아주 힘겹게 이기더라. 내가 경기에 적극적으로 해야지 다른 선수들도 편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적극적으로 임했다”라고 들려줬다.
3차전 때 기대보다 부진했던 최준용은 전날을 돌아보며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도와주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처럼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지 선수들 분위기도 살아난다. 또 팬들의 분위기도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4차전도 3차전에 이어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최준용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농구 인기가 많아진 것 같다. (팬들을 경기장으로 이끌어준) 허웅과 허훈에게 고맙다. 덕분에 농구 인기가 많아 졌다. 두 선수 덕이 크다”라고 고마워했다.
경기 전 전창진 감독은 최준용을 붙잡고 많은 말을 했다. ‘어떤 말을 들었는지’ 묻는 질문에 최준용은 “너무 급하다. 힘들어 보인다. 타이밍이 안 맞다 등을 말씀하셨다. 그래도 감독님의 믿음 덕분에 잘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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