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안 되는 게 어디있어. 다 하면 돼".
지난해 고정 프로그램만 21개였다는 방송인 전현무가 올해 새 정규 프로그램 '송스틸러'를 추가했다. 몸이 10개라도 모자를 새로운 '국민 MC'로 통하는 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3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신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신규 예능 '송스틸러' 제작발표회가 치러졌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의 2MC를 맡은 방송인 전현무와 듀오그룹 다비치 멤버 이해리가 참석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을 연출한 장하린 PD와 함께 김수지 MBC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송스틸러'는 갖고 싶은 남의 곡을 대놓고 훔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신개념 음악 프로그램이다. 지난 설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으로 화려하게 돌아온다. 이 가운데 파일럿부터 '무비치'로 불릴 정도로 활약한 전현무와 다비치 이해리가 2MC를 맡아 활약한다.
그 중에서도 메인 MC인 전현무는 "일요일 밤에 MBC를 대표할 음악 예능 진행을 맡았다. 너무나 필요한 콘텐츠인 것 같다. 공중파 음악 예능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가 된다. 룰 자체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복잡하면 보시는 데에 피곤할 텐데 일요일 밤에 월요일을 준비하면서 직장인 분들이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을 '저 가수가 부르면 어떨까?' 상상하셨을 법한 걸 저희가 실제로 이뤄드렸다. 진행한다는 생각 안 하고 즐기면서 하고 있다"라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미 전현무가 '송스틸러'에 앞서 이미 금요일 '나 혼자 산다', 토요일 '전지적 참견 시점' 등으로 MBC에서 맹활약 중인 상황. 여기에 일요일 밤 '송스틸러'까지, 전현무가 MBC의 주말 밤을 책임지게 됐다. 이와 관련 전현무는 "책임감은 엄청 나다. 책임감 이전에 고마움이 엄청 크다. 아나운서 시험을 볼 때 두 번을 내쳤던 방송사에서 이렇게 멀리 돌아돌아온 사람을 좋은 시간대를 주시니까 더 책임감이 크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전현무는 "사실 MBC 주말 쪽이 강하지 않나. '나 혼자 산다'를 필두로 '전지적 참견 시점'까지 쭉 이어지면서 괜찮은데 금, 토는 찍었으니 일요일까지 방점을 찍어야겠더라. 제가 일요일에 MBC가 늘 없더라. 이번에 방점을 찍어서 또 기안84도 '태계일주4' 들어가니 저는 '송스틸러'로 무장을 해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보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전진수 MBC 예능 본부장님은 그런 얘기 딱히 안 하시는데, 제가 상 욕심 많은 건 알고 계신다. 프로그램 소개할 때도 뭐 하나라도 더 해야 받을 수 있지 않겠냐고 농담삼아 하는데 따로 이야기를 나누진 않는다. 상보다도 프로그램 하나가 정규로 론칭 돼서 쭉 가는 게 훨씬 더 제가 바라는 거다. 상이야 누가 받아도 뭔 상관 있곘냐마는 조금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전현무는 지난 한 해 고정 프로그램만 21개에 출연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정작 전현무는 "그 기사를 많은 분들이 보신 것 같더라. 연예인 분들께도 연락이 많이 왔다. 그런데 사실 21개를 사람이 할 수가 없다. 생겼다 없어진 거 다 해서 21편이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많이 하긴 했다. 그렇다고 제가 국민MC가 아니라 그냥 국민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고 "제가 많이 쓰이는 이유는 그거 같다. 내가 제작진이어도 좋아할 것 같다. 말을 잘 듣는다. 불평불만이 없고 시키는 대로 한다. 생각이 다르면 다툼이 있을 수 있는데 저는 '그래, 오케이'라는 식이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전현무는 "프로그램을 많이 해서 영혼을 빼고 자기주장이 덜하고 웬만하면 제작진에 맞춘다. 제가 운이 좋았다.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했다. 제가 한 상당수가 6~7년 넘은 게 많다. 거기에 새 프로그램이 들어와서 그렇다. 영혼이 없고 제작진과 안 싸우고, 회식 안 하고 끝나면 제일 먼저 집에 간다"라고 재치있게 자신의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동시에 전현무는 남다른 자기 객관화 시선을 보유하고 있었다. 신규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송스틸러'는 같은 날 저녁 MBC 전통의 음악 프로그램 '복면가왕'과 방송된다는 점에서 기시감을 떠오르게 만들기도 한다. 더불어 동시간대에 SBS 장수 예능 '미운 우리 새끼(약칭 미우새)'가 방송돼 경쟁을 야기하는 상황. 이에 전현무가 유의미한 답을 내놓은 것이다.
전현무는 "'송스틸러'는 공중파에서 꼭 필요한 음악 예능이다. 요새 보실 게 워낙 많지 않나. TV에서는 훨씬 우월하게 할 수 있는 게 이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규모 있고, 고퀄리티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건 아직 TV라고 생각했다. 정말 필요한 콘텐츠다. '복면가왕'과 같은 날 방송된다는 부담이 없진 않지만 전혀 다른 내용이다. 가수들이 곡을 바꿔부르기 때문에 지겹다, 식상하다는 느낌은 안 드실 것 같다"라고 자부했다.
더불어 "목표 시청률은 첫 방송이 5%다. 나도 모르게 '5%'가 떠올랐다. 2049 시청률이 더 중요하지 않나. 소소하게 1.7%로 시작하고 싶다. 1.7%로 찍어서 가구 5%로 야금야금 올라가겠다. 2~3회 올라갔다가 4회에서 무너지면 프로그램 망해보이기 때문에 야금야금 올라가고 싶다. 목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TV 프로그램 '다작'으로 따지자면 현재 활동 중인 진행자 중 따라갈 사람이 없을 만큼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전현무. 그의 활약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전현무가 선택한 새 프로 '송스틸러'는 오는 5일 밤 9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이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