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차서원)도 응원해주고 있어요". 배우 엄현경이 '용감무쌍 용수정'으로 득남 6개월 만에 감쪽 같은 모습으로 드라마에 복귀하는 소감을 밝혔다.
3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서 MBC 새 일일드라마 '용감무쌍 용수정'(약칭 '용수정')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 배우 엄현경, 서준영, 임주은, 권화운, 이승연, 지수원, 양정아가 참석했다. 이들은 작품을 연출한 이민수 PD와 함께 MBC 서인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용감무쌍 용수정'은 현대판 거상 임상옥을 꿈꾸는 거침없는 상여자 용수정(엄현경 분)과 그녀에게 운명을 맡긴 악바리 짠돌이 여의주(서준영 분)가 함께 하는 화끈하고 통쾌한 로맨스 복수극이다. 드라마 '주홍글씨', '잘났어 정말'의 이민수 감독과 '나쁜 사랑', '언제나 봄날'의 김미숙 감독 그리고 '훈장 오순남', '용왕님 보우하사'의 최연걸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탄탄한 존재감을 가진 엄현경, 서준영, 임주은, 권화운 배우가 각기 다른 삶의 태도를 가진 캐릭터로 분해 극을 이끌 예정이어서 작품을 향한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승연, 김용림, 지수원, 양정아, 박철민까지 자타공인 연기 베테랑들이 총출동해 환상적인 시너지를 뽐낼 예정이다.
이민수 감독은 "일일극의 기본적인 구조는 기존 작품들과 비슷할 수 있지만 일단 캐릭터가 기존에 볼 수 없던 캐릭터일 것"이라며 "적당히 밝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아니라 '상여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주인공일 거다. 할 말 다 하고 욕도 하고 내숭 없이 시원시원한 캐릭터다. 그런 용수정이 뒤틀린 인물들을 만나서 시련을 이겨내는 모습이 거침없고 매력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일일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복수극의 외피도 있지만 용수정과 여의주의 로맨스가 드라마의 주된 매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현경은 "용수정은 상여자에 쾌활하고 당하지 만은 않는다. 극 중에 여자 주인공들이 많이 당하는데 답답할 수는 있지만 고구마를 얹어주는 캐릭터는 아니고 사이다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서준영은 "여의주는 굉장히 논리적인 T의 성격을 가졌다. 용수정을 만나면서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성격의 캐릭터"라고 말했다.
최혜라 역의 임주은은 "갖고 싶은 건 뭐든 다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욕망의 캐릭터를 맡았다. 그런 캐릭터와 다르게 이면에 또 다른 인간적인 모습들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주우진 역을 맡은 권화운은 "겉으로 보기에는 쾌활하고 나이스하지만 속에는 어두운 이면을 가진 인물이다. 복합적인 감정을 많이 표현해야 하는 인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연은 민경화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는다. 민경화는 주우진의 법적인 엄마다. 이승연은 "가진 것도 많지만 결핍을 느끼고,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성공의 도구로 이용해야 하는 모진 역할을 맡았다"라고 설명했다.
금한양 역할을 맡은 지수원은 "갈등 구조의 핵이 될 수 있는 혜라의 엄마"라고 설명한 뒤 "같이 과거의 실수와 악행으로 모든 스토리를 끌어가는 역할이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양정아는 주우진, 여의주 형제의 친엄마 이영애로 등장한다. 그는 "과거에 마성가에 아이들을 뺏기고 불의의 사고로 지적 수준이 낮지만 순수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모성애 만큼은 죽지 않고, 아들의 사랑으로 현재에 와서는 어떻게든 끝까지 아들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엄마다. 순수하고 맑은, 모성애가 강한 엄마다. 끝까지 잘 부탁드리겠다"라고 역할을 소개했다.
특히 엄현경은 '용감무쌍 용수정'을 통해 지난 2022년 종영한 드라마 '두 번째 남편' 이후 2년 만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그 사이 그는 5세 연하의 동료 연기자 차서원과 결혼하고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결혼과 함께 혼전 임신 소식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고, 당시 차서원이 군 복무 중이었기에 더욱 관심을 받았다. 2019년 tvN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은 뒤 '두 번째 남편'에서도 연기 호흡을 맞춘 엄현경과 차서원이었기에 작품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이 실제 부부이자 부모로 거듭난 점이 응원을 불렀다.
출산 후 불과 6개월 만에 작품으로 돌아온 엄현경은 복귀 소감에 대해 "밝고 쾌활한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용감무쌍 용수정이라는 쾌활하고 진취적이고, 당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 통쾌함이 있는 캐릭터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일을 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시기라 무조건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엄현경은 "사람들이 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평소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아니다. 여자 배우들이 다 다이어트를 하는데 저는 편하게 먹고 싶은 거 먹고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었는데 아무래도 출산하고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해야겠더라. 몸조리 끝나고 차질 없을 때 정말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지금도 많이 힘들다. 맛있는 거 먹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그는 "제가 쇼호스트 역할을 처음 맡았다. 제가 주로 맡는 게 먹방 쪽이었다. 그런 방송을 계속 틀어놨다. 톤을 익히려고 노력했다"라며 신경 써서 준비한 점도 밝혔다. 더불어 그는 "전작이 바로 MBC 일일드라마였기 때문에 다시 MBC로 온 건 친정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래서 익숙했다. 너무 익숙한 자리에 많은 사람들과 하게 돼서 부담감이 덜했다"라고 털어놨다.
남편인 차서원의 응원도 있었을까. 그는 "남편은 잘 있다. 아무래도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고 있다"라며 부끄러워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서인 아나운서가 "뭐라고 응원했냐"고 묻자, 엄현경은 "그냥, 응원해주고 있다"라고 답해 웃음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엄현경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이수민 감독은 "연속극 주인공 두루 거쳤고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고 믿고 볼 수 있는 배우였다. 그리고 엄현경 배우 자체가 4차원 적이고, 너무 '여자여자' 하지 않은 용수정과 일맥상통하고 촬영해보니 소화도 잘 하시더라. 오토바이 타는 여자 역할인데 현경 배우가 잘 타서 하늘이 내린 인연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헀다.
상대적으로 악역의 존재감이 강하게 남는 일일극 안에서 '용수정'의 빌런들은 어떻게 활약할까. 이승연은 "이번 작품은 시작부터 호흡이 너무 좋더라. 폐 없이 잘 받쳐주면 되겠다 생각하고 들어왔다"라고 했다. 이어 "언제나 코믹 연기가 꿈이라 이제나 저제나 꿈이라 들어왔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어야 한다고 해서 감독님 제안으로 하게 됐다. 특별히 열심히 하기 보다는 이 친구들 열심히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수원은 "그 코믹이 저한테 왔다. 제가 사실 조심스럽고 부담되는 연기가 코미디다. 굉장히 잘하지 않으면 뻔한 연기가 돼서 고민됐는데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어서 나이 더 먹기 전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또 주변에 좋은 배우들이 많아서 이 나이에도 배우면서 끝까지 배워야 하는 거니까 열심히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악의 근원 같다는 작품 설정에 어떻게 코믹을 표현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과거 그냥 엄마였는데 상황이 달라져서 모든 것을 놓고 사는데 다 얘기하면 스포일러이긴 하다. 코믹보다는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는 엄마이지만 가슴 깊이 고통과 아픔, 죄의 씨앗을 갖고 사는 엄마이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미묘하다. 사실 연기 톤을 맞추기도 힘들다. 첫 녹화를 끝내고 '이게 맞나?'하고 수십번을 생각해도 중간지점을 찾기까진 시간이 걸리겠더라"라고 말했다.
양정아는 이에 "박철민 선배님이 나오시는데 선배님과 지수원 언니랑 삼각관계가 있는데 끝도 없이 저희 집에 찾아오시더라"라고 거들었다. 이에 이승연도 "보이지 않게 사브작사브작 악의 축은 이 쪽(지수원)이라며 코믹의 요소든, 악의 요소든 버무려가겠다"라고 말했다.
임주은 역시 "저도 최근에 악역을 많이 맡았기 때문에 차별화를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멋진 선배님들과 연기를 하면서 혼자가 아니다 보니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면서 배우고 있다. 특히 코믹을 담당하신 저희 엄마 지수원 선배님 덕분에 제가 대비되는 느낌을 더욱 많이 받게 되는 것 같다. 선배님께 도움을 받는 건데 집에서는 그렇게, 회사에서는 이승연 선배님과 함께 하면서 악역이 이렇게 새롭게 표현될 수 있다는 걸 많이 배우고 있다.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으니 예쁘게 봐 달라"라고 말했다.
이들 사이 양정아는 지고지순한 이영애로 활약한다. 그는 "제가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지적장애가 있는 역할은 아니다. 과거 기억이 없는 거지 장애가 있는 엄마는 아니다. 순수하고, 맑고, 오직 아들만 생각한다. 과거 마성가에 아들을 빼앗긴 억울함은 마음 깊이 안에 있다. 그런데 후반부에 가서 어떻게 풀어질지 모르겠지만 착하고 순수하고 모성애 강한 엄마로 연기하고 있다. 지적장애에 대한 큰 부담감은 없이 연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드라마 다 죽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작 환경이 어려운 상황. 연속극은 더욱 침체기이기도 하다. 이에 지수원은 일일드라마의 한계점에 대해 "환경이 여의치 못하고 풍성하지 못하다 보니 한계가 다들 있다. 그 와중에도 배우들이 본인의 역량을 오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으로 일일극의 한계점을 극복해나간다. 보시는 분들이 '너무 뻔하다'라는 선입견을 버리시고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시면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의 한계치를 넘어서 많은 매력을 믹스하려고 하니 좋은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수민 감독 역시 "저희 드라마는 칙칙하지 않다. 악인도 나오고, 선인도 나오고 고구마 먹이는 상황은 최대한 피하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든 최대한 웃기려고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일 싫은 말이 '연속극이니까 그래'라는 말이다. 머리에 쥐가 나도록 싫다. 슬픔 속에 희망 같은 역설적인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끔 하려 한다. 사람 울리는 드라마가 정말 귀한데, 울다 웃다 정신 못차리는 드라마를 만들려고 애쓰려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권화운은 지난 2021년 방송된 '이벤트를 확인하세요'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이와 관련 그는 "드라마는 2년 여 만인데 그 사이 연극 무대는 계속 했다. 연기는 쉬지 않고 해왔다. 너무 즐겁다. 그리고 재벌 3세 역할을 맡으면서 다른 역할을 참고했다. 재벌 걸음걸이나 평소의 여유로움, 나이스함이 저한테는 많이 없다. 저는 굉장히 서민이라 재벌들의 그런 것들을 관찰하고 많은 영화와 드라마도 참고를 하면서 감독님께 여쭤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오랜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엄현경과 서준영은 과거 단막극 '시리우스'에 이어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다. 엄현경은 이에 "너무 반갑고 즐겁게 촬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서준영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원래 처음에 만나면 상대 배우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데 저희는 그 시간 없이 첫 촬영부터 부담 없이, 스스럼 없이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준영은 "MBC의 아들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서 뼈와 살을 녹이겠다"라며 웃어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박수를 자아냈다. 그는 "너무 사랑하는 우리 MBC"라고 거듭 강조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감독님을 만나고 처음 하는 캐릭터다. 이렇게 시원시원하고 스트레스 없이 지나가는 게 처음이다. 화내는 게 예고편에 거의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엄현경은 "제가 생각하는 '상여자'는 강강약약이다. 부정을 참지 않고 맞서는 캐릭터다. 보시면 답답하지는 않을 거다. 할 말 다 하고, 약한 사람 도와주기도 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않기도 한다. 그런 부분이 상여자로 많이 보여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10% 가자"라고 작품의 시청률 목표를 밝혔다. 지수원 역시 "일일의 승리", 이승연은 "부활 신호탄"이라고 드라마 제작 환경의 침체기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었다. 임주은 역시 "하와이 가자"라고 말하며 "그만큼 대박이 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여 에너지를 뽐냈다.
'용감무쌍 용수정'은 이날 종영하는 '세 번째 결혼'의 후속작으로 편성된다. 오는 6일 저녁 7시 5분에 첫 방송 예정.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