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거포 유망주 포수 김범석(19)이 2년차에 타격 재능을 터뜨리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서 김범석을 지명하며 어록(?)을 남겼다. 차 단장은 “김범석이라서 뽑았다. 김범석이라는 이름의 고유 명사는 한국 야구의 명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단 첫 해인 지난해는 고교 3학년 때 부상 당했던 어깨 재활을 하면서 지명타자로 퓨처스리그에서 시즌 대부분을 보냈다. 1군에서는 시즌 막판 10경기 출장.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내복사근 부상으로 중도 귀국의 아픔을 겪은 김범석은 재활군에서 다시 몸을 만들었고, 4월 1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처음에는 대타로 기회가 주어졌는데,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이후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하면서 3할대 고타율과 결정적인 승부처에 장타를 터뜨리는 클러치 능력으로 매 경기 라인업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김범석은 14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1리(44타수 15안타) 3홈런 14타점 장타율 .591, OPS 1.011을 기록하고 있다. 2일 창원 NC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지만, 1일 창원 NC전에서는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6회 1사 1루에서 카스타노의 초구 직구(146km)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타구속도는 172.3km, 발사각은 39.6도였다. 보통 20~30도 사이의 발사각이 아닌 40도에 이르는 큰 포물선, 체공 시간은 무려 6.6초나 됐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하늘을 뚫을 정도로 높은 포물선의 홈런이다. 보통 홈런 타구(체공 시간)는 3초 정도인데, 김범석의 홈런은 5초 이상인 것 같다"고 감탄했다.
김범석은 지난해 10월 9일 잠실 롯데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는데, 당시에도 발사각이 39.1도의 괴력의 홈런이었다. 덩치는 크지만, 몸이 유연해 부드러운 스윙을 지녔고, 파워도 대단하다. 김범석은 경남고 3학년 때 홈런 10개를 기록, 나무 배트를 사용한 이후 고교 야구 홈런 최다 기록을 세웠다.
차명석 단장은 창원에서 김범석의 활약을 지켜보며 “잘 하는 건 좋은데…언론에서 너무 띄워줘서 조금 부담스럽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범석은 선발 출장한 11경기에서 역전 만루 홈런, 역전 투런 홈런, 만루 상황에서 역전 싹쓸이 2루타 등 극적인 장면을 자주 연출하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김범석은 매일 경기 전에는 박경완 배터리 코치와 함께 특훈을 하고 있다. 캠프에서 부상으로 포수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명타자로 출장하고 있지만, 포수 훈련을 하고서 어느 단계가 되면 포수로도 선발 출장하기 위해서다. 염경엽 감독은 "박경완 코치와 피나도록 훈련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선수들보다는 경기 전에 훈련량이 많다. 염 감독은 "지명타자로 나가기 때문에 괜찮다. 지칠 정도는 아니고, 박경완 코치가 (훈련량) 조절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김범석을 향한 뼈있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범석이는 갖고 있는 것이 많다. 몸은 엄청 부드럽고 유연성을 갖고 있다. 순발력도 좋다. 파워도 있다. 그런데 비만이 자기 능력의 50% 밖에 못 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0년만 하고 싶은 거 안 하고 야구만 생각하고 참으면, 10년 뒤에는 어느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걸 다 갖고 살 수 있다. 연봉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인생이 바뀐다. '10년 고생하고 평생 편한 게 낫지 않냐'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그걸 깨우치는 순간부터가 인생은 바뀐다"고 개인 관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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