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KIM보다 잘한 적 있기나 해?"..."김민재가 뮌헨 약점" 리버풀 전설 폭소→팬들은 비아냥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5.03 08: 16

"어떻게 저렇게 웃는지 이해가 안 된다. 캐러거가 김민재보다 잘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긴 해?"
고개를 떨군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팬들로부터 옹호를 받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겼다.

안방에서 승리하지 못한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꼭 이겨야만 결승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양 팀은 오는 8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차전을 치른다.
김민재가 오랜만에 UCL 무대에서 선발로 나섰다. 지난 2월 라치오와 UCL 16강 1차전 이후 처음이었다. 김민재는 마테이스 더 리흐트의 무릎 부상과 다요 우파메카노의 발목 부상으로 기회를 잡으며 에릭 다이어와 호흡을 맞췄다. 그에게는 빼앗겼던 주전 자리를 되찾아올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처음으로 밟은 '별들의 전쟁' 4강 무대는 악몽으로 끝났다. 김민재는 실점으로 직결되는 실수를 두 차례나 범하며 최악의 밤을 보냈다. 그는 전반 24분 발 빠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쫓아 튀어나갔다가 뒷공간을 허용했다. 비니시우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토니 크로스의 정확한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렸다.
김민재는 실점 직후 우측 풀백 요주아 키미히를 바라보고 소리 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언가 약속된 플레이가 어긋났는지 이례적으로 화를 내는 모습이었다.
이후로는 한동안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정확한 전진 패스로 팀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데 일조했고, 적극적인 수비로 한 발 빠르게 공을 끊어내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반 들어서는 다시 뛰쳐나가는 수비를 펼치며 재미를 보기도 했다. 
문제는 경기 막판 터졌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2-1로 앞서고 있던 후반 37분 박스 안에서 드리블하는 호드리구를 막으려다 발을 걸어 넘어뜨리며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하면서 2-2 균형을 맞췄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은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무승부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김민재였다. 폭격 수준의 비판이 쏟아졌다. 독일 '빌트'는 '재앙'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최하점인 평점 6점을 줬다. 사실 좋은 평가를 내린 곳이 없었다. '스폭스'와 '스포르트'도 김민재에게 평점 5.5점을 매겼고, 'TZ'도 5점을 부여했다.
'T-온라인' 역시 "김민재는 두 차례 실수를 저지르고 평점 6점을 받았다. 더 리흐트의 공백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김민재는 다시 한번 그를 대체할 수 있음을 증명하지 못했다"라며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공포이자 투헬의 악몽이 됐다. 그는 아시안컵 복귀 직후인 올해 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러 번 실수를 범하며 연패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 이제 김민재는 2차전을 앞두고 선발 자리를 빼앗길 위기"라고 지적했다.
'골닷컴'도 김민재를 보며 나폴리 시절의 '짝퉁'이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선제 실점 이후 기괴하게도 키미히를 혼냈고, 모두 그의 탓이라는 듯 맹비난했다. 우리가 세리에 A에서 봤던 지배적인 수비수의 값싼 모조품(imitaion)"이라고 독설을 내놨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김민재를 감싸주지 않았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두 차례 너무 욕심이 많았다. 5대2로 수비 숫자가 많았다. 다이어가 도와주러 오고 있었는데 반칙을 저질렀다"라며 화를 냈고,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은 "조금 더 차분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면 좋겠다. 무리해서 나오려다가 속도를 늦추기보단 그냥 상대 뒤에 서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의 약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리버풀에서 수비수로 뛰었던 제이미 캐러거는 'CBS 스포츠'에 출연해 폭소를 터트리며 "김민재 탓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8강에서 아스날을 이긴 이유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야쿠프 키비오르를 상대했기 때문이었다. 키비오르는 아스날을 위태롭게 했다. 오늘은 김민재가 그랬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캐러거는 "바이에른 뮌헨은 경기를 더 지배했고, 더 나은 팀이었다. 하지만 수비수 때문에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아스날도 똑같이 그랬다. 바이에른 뮌헨이 아스날의 약한 부분(키비오르)을 공략했듯이 이번엔 레알 마드리드가 바이에른 뮌헨의 약한 부분(김민재)를 공략한 것처럼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팬들은 대부분 캐러거를 비판했다. 캐러거의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엔 "나쁜 경기 하나가 선수를 정의하는 건 아니다", "김민재는 모든 시즌을 뛰지 않았다. 그리고 투헬은 가장 큰 경기에 그를 내던진다", "웃기네. 김민재가 반칙하지 않았어도 호드리구가 득점했을 거야", "어떻게 캐러거가 단 한 번이라도 김민재보다 잘했던 것처럼 웃는지 이해가 안 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민재를 옹호하는 의견도 여럿 있었다. 자신을 레알 마드리드 지지자라고 밝힌 한 팬은 "경기 전체를 봤다면 알겠지만, 김민재는 잘 막았다. 그는 첫 번째 실점 장면에 마크맨을 따라갔지만, 아무도 빈자리를 커버해주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팬들도 "김민재는 나쁜 플레이를 하지도 않았다. 페널티킥은 최소한 골키퍼에게 기회를 준다", "김민재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반칙 전까진 탄탄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민재는 경기 후 별도의 인터뷰 없이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며 한국말로 사과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보다 자기 실수를 잘 알고 있는 만큼 크게 낙담한 것으로 보인다.
T-온라인은 "김민재가 고개를 숙인 채 빠져나간 건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그는 믹스트존에서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 앞에서 멈추지 않았다. 심각한 실수 이후 예상된 일이었다. 그는 슬픈 표정으로 한국 기자들을 바라보며 모국어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한마디만 남겼다. 그는 설명할 수 없는 자신의 실책에 대해 가장 걱정하고 있었으며 사과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로서는 경기장 위에서 다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빌트는 "김민재는 아마도 2차전에서 다시 한번 자기 실력을 입증해 투헬 감독을 기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시각을 내놨다. 주장 마누엘 노이어도 "실수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축구의 일부다. 이번 경기가 김민재가 다음 경기에서도 부진할 거란 뜻은 아니다"라고 그를 감싸안았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SPN FC·CBS 스포츠 골라조·TNT 스포츠·스카이 스포츠 소셜 미디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