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잃으면 성공시대" 드라마 업계에서 나오는 소리다. 이는 본명을 잃은 배우들을 일컫는 것. 그 만큼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배우들의 명연기에 급기야 은퇴설까지 나올 정도로 화제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성훈
가장 먼저 이름 잃은 배우로는 배우 박성훈을 꼽을 수 있다. 그는 2022년 공개된 ‘더 글로리’에서는 빌런 전재준 역으로 열연, 일명 "인생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심지어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박재준'이라고 불렀을 정도라고. 이는 극중에서 그의 활약이 도드라졌을 정도로 인생깊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주위에서 개명하라는 말도 들었다는 박성운은 행사장에서도 전재준으로 불렸던 일화를 털어놓은 적도 있다. 거기에 더해, 최근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1위로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 김희원)에서 윤은성 역을 맡았던 박성훈은 서늘한 표정과 차가운 말투로 속을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을 극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가 악랄하면 악랄해질 수록 시청자들에게 공분을 산 것. 이와 관련 박성훈은 심지어 개인 계정을 통해 험한 욕을 들었을 정도로, 시청자들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공교롭게도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열대야’에서도 악역을 맡았다는 박성훈은 “딱 이번 작품까지 악역하고 당분간은 착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 였다.
#김수현
같은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에 출연한 주연 배우 김수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극중 백현우 역을 맡으며 극중 김지원의 남편, 그리고 사위, 막내 아들로, 법무 팀장 등 다양한 연기를 펼치며 강렬하게 극을 이끌어갔다.실제 처음으로 남편 역할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진 김수현은 남편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안정감과 다정함, 달달함을 깊이 있게 표현했는데, 특히 김지원을 향한 순애보를 펼치며 국내는 물론 해외팬들까지 여심을 녹였다.
그래서일까.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눈물의 여왕'.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갖게 된 김수현은 “캐릭터를 연구했던 시간까지 하면 1년이 넘는 시간을 백현우와 함께 했는데 아쉽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다"며 ".저에게도 정말 특별한 작품이 된 것 같다. 행복했다”라고 진심 어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아내로 나온 홍해인 (극중 김지원 분)을 부를 때 “해인아”라고 부르는 모습은, 단순히 이름을 부르는 짧은 대사임에도 많은 감정을 느끼게 했다. 그런 탓에, 그가 종방연 당시에도 수많은 팬들과 취재진들의 요청으로 "해인아!"를 다시 부르는 모습이 펼쳐지기도 했다.
#변우석
신예배우 변우석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종영한 후, 드라마 팬심이 그대로 변우석이 주연으로 열연 중인 '선재 업고 튀어'로 옮겨갔다. 이는 시청률까지 상승하며 육안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
그의 비결은 변우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중 짙어진 감성과 깊어진 눈빛을 보여주고 있는 변우석은, 로맨스의 장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여심을 끌어당기고 있다. 드라마 화제성에 대한 지분 역시 남자 주인공인 변우석에게로 집중되고 있는 것. 극중 상대 여배우인 김혜윤과 키스씬에서는 보다 섬세한 시선처리와 눈빛으로 팬들을 가슴앓이하게 됐다. 선역과 악역을 오고가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변우석의 앞으로의 연기도 기대되는 이유다.
#임시완
여기에 더해, 아예 은퇴석까지 돌게 된 스타도 있다. 오로지 캐릭터를 완벽히 표현해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내려놓은 배우의 모습을 본 시청자들이 농담처럼 "은퇴작이냐"는 반응을 보인 것.
배우 임시완은 쿠팡플레이 '소년시대'에 출연, 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 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장병태로 열연했다. 특히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표현한 임시완. 단정한 외형은 촌스러움으로 무장하고, 공감성 수치를 유발하기까지 하는 코믹 연기에 '은퇴설'까지 돌았다.
이는 심지어 연출자인 이명우 감독까지 "은퇴할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을 정도 . 그간 보여줬던 '엄친아' 이미지를 집어던지고 찌질함의 정수를 보여준 임시완은 "내가 은퇴를 할까봐 걱정될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런 프레임을 씌우신 것 같다. 저는 전혀 은퇴 생각이 없다"며 " 연기를 더 오래, 연기 수명을 오래 가고자 열심히 했는데 강제 은퇴를 시키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이경
국민빌런이 된 배우 이이경도 마찬가지. 이이경 역시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선보인 연기로 은퇴설에 휩싸였다. 이는 첫방송이 나가자마자 나온 반응이기에 더운 눈길을 끈 것.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후 살해당한 강지원(박민영 분)이 10년 전으로 회귀해 시궁창 같았던 운명을 새롭게 개척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 작중 이이경은 회귀 전 강지원의 남편이었던 박민환 역으로 분했다. 박민환은 강지원이 암투병을 하는 중에도 정수민(송하윤 분)과 불륜을 저지르는 데 이어 강지원의 보험금을 챙기고, 불륜이 들키자 "어차피 죽을 거잖아"라는 망언을 쏟아냈을 뿐만아니라 끝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와 관련, 제작발표회에서 이이경은 "제가 봐도 밉다. 드라마에 몰입하신 분들이 손가락질 할 것", "지상 최악의 남편", "여러분들의 분노를 끌어올려줄 수 있는 친구"라고 귀띔했던 바.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했던 이이경의 연기에 찬사가 쏟아졌으며, 오히려 큰 호평을 얻으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ssu08185@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