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기용이 군복무를 거쳐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으로 3년 만에 드라마에 뜬다. 긴장과 설렘 사이 작품과 연기에 대한 확신 만은 뚜렷했다.
2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스탠포드 호텔에서 JTBC 새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극본 주화미, 연출 조현탁, 약칭 '히어로는')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장기용, 천우희, 수현, 박소이와 작품을 연출한 조현탁 감독이 참석했다. 이들은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가 마침내 운명의 그녀를 구해내는 이야기를 그리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세상 흔한 현대인의 고질병에 걸려 흔치 않은 능력을 잃어버린 초능력 가족과 우연인 듯 운명처럼 얽히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유쾌한 웃음 속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울증에 걸려 행복한 순간으로의 타임슬립 능력을 상실한 남자 주인공 복귀주(장기용 분)와 초능력 가족들에 대한 수상한 침입자 도다해(천우희 분)의 쌍방 구원 서사가 이 드라마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오직 행복했던 순간으로만 시간여행이 가능한 복귀주는 과거를 바꾸지 못하기에 혼자만의 행복을 곱씹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우울증에 걸려 행복도 능력도 상실한 그에게 도다해는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장기용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통해 '군백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드라마에 복귀한다. 그는 앞서 지난 2021년 8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지난해 2월 전역했다. 입대 전 선보인 배우 송혜교와의 진한 멜로 드라마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상황. 이에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장기용 복귀작'으로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복귀작임을 알려주듯 장기용은 이날 포토타임부터 3년 만에 포토타임에 서는 점으로 주목받았다. 행사 진행을 맡은 방송인 박경림이 장기용에게 "3년 사이 다양한 포즈가 많이 생겼다"라고 조언하는가 하면, 이에 천우희와 커플 포즈로 '볼하트'를 서툴게 만들어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던 것이다.
포토타임부터 천우희가 장기용을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이에 대해 천우희는 "제 스태프 친구들이 '요즘 하트에 대해서 언니 아세요?'라고 여러 가지를 알려줬다. 그래도 기용 씨가 긴장할 수 있으니까 같이 할 만 한 게 뭐가 있을까 알려준 거 같더라. 저도 잘은 모른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장기용은 "지금 손에 땀이 흐르고 있다. 티를 안 내려 하고 있다"라며 3년 만에 임하는 제작발표회 기자간담회에 긴장감을 표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기용은 이처럼 3년 만에 새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오랜만에 인사드린다"라며 한번 더 허리 숙여 웃으며 인사했다. 캐릭터 이름 역시 '복귀'주인 점에 대해 장기용은 "그래서 강한 이끌림이 있었다. 복귀작을 복귀주로 알려드리게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그는 복귀적으로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본이 첫 번째로 가장 재미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히어로인 가족 구성원들의 특색도 가장 재미있었다. 저조차도 예상할 수 없는 그런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설렘이 있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현장을 떠나 있던 3년 사이 변한 점도 있었을까. 장기용은 "저의 20대를 돌이켜보면 정말 바쁘게 지낸 것 같다. 처음으로 '쉼'이라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게 필요하더라. 돌아왔을 때 마음에 안정감이 있었다. 그 전에는 어딘가에 쫓기고, 급하고,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복귀해서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준비할 때 천천히, 때로는 느긋하게 마음의 평화가 이런 느낌이구나 라고 처음 느껴봤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더했다.
더불어 "또 3년 만에 인사드리는 만큼 늘 그래왔지만 잘 해내고 싶었다. 이런 작품의 결고 배우로서 잘 해냈다라고 저한테 말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뿌듯하고 보람 있던 8개월 이라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꼭 듣고 싶은 수식어로 "느낌있네, 살아있네"라고 답해 웃음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장기용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통해 처음으로 아빠 연기에 도전한다. 배우 박소이가 그의 딸 복이나 역으로 등장하는 것. 이에 장기용은 '아빠 연기'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쉽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아빠라는 캐릭터에 갇히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복귀주 자체로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진짜처럼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일단은 대본을 엄청 많이 했다. 현장에서 저 또한 이런 캐릭터, 이런 작품의 결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감독님과 정말 많은 소통을 하고, 리허설 하면서 이런 느낌으로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시간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 쉽지는 않았지만 잘 끝맺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진행자 박경림이 '친탁' 발언까지 할 정도로 장기용과 박소이는 나름의 닮은꼴 얼굴로도 시선을 모았다. 이야기까지 이에 박소이는 '아빠 장기용'에 대해 "촬영할 때 많은 분들이 귀주 아빠 닮았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귀주 아빠께서 계속 친절하게 잘 대해주셔서 촬영 끝날 때도 생일 선물도 다 챙겨주셔서 진짜 아빠 같았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장기용은 역시 "그래도 조금 아쉬웠던 건 작품 안에서는 데면데면한데 작품 안에서 조금 더 사랑스럽게 아빠와 딸의 관계였다면 조금 더 친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 촬영 전전날인가 소이가 생일이라 깜짝 이벤트로 생일 선물을 챙겨줬다"라고 화답했다.
'아빠 장기용'의 모습을 도전한 조현탁 감독도 장기용에게 고마움을 밝혔다. 그는 "복귀주에게 중학교에 간 딸이 있는데 그 아버지 역할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어떤 나이의 어떤 배우들이 떠오를 텐데, 저는 미숙한 아빠, 자기도 어떻게 해야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지 혼란스러운 그런 모든 것들이 짠해보이고 웃겨보이기도 하는 그런 아버지 역할을 떠올렸다"라고 장기용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사실은 장기용 씨가 큰 결심을 해준 것"이라며 "그런 딸 있는 아빠 역할이 쉽지 않은데 제대하고 첫 작품으로 선택을 해준 거다. 거기다 연기 뿐만 아니라 선한 에너지가 복귀주 캐릭터를 진짜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굉장히 특이한 아빠, 진짜 아빠가 돼가는 기용 씨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장기용은 작품의 관전포인트에 대해 "일단은 '장기용 복귀작이니까' 많이 봐달라"라고 답했다. 자신감 넘치는 그의 답변에 박경림이 "본인 입으로 그런 말씀하시기 쉽지 않은데"라며 놀라자, 장기용은 "저도 제가 이럴 줄 몰랐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현장을 끝까지 유쾌하게 만들기도 했다.
긴장한 만큼 기대를 심은 장기용의 복귀작, 시청자의 선택에 신뢰로 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기용의 복귀작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오는 4일 토요일 밤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이대선 기자.